평원의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1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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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원의 도시들

코맥 매카시 | 김시현 옮김 | 민음사

여기 두 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한 명은 열아홉 살인 존 그래디, 그리고 또 한명은 스물여덟 살의 빌리다. 작가는 이 두 명의 극명한 삶의 비교를 통해 독자를 서부 시대 한 복판으로 데려다 놓는다.

처음에 소설을 접했을 때는 연이어 이어지는 대화체의 문장에 당황했다. 과연 이것은 누구의 말이며 누구의 대답인가... 그동안 너무 친절하게 큰 따옴표로 대화와 서술이 교차된 글만을 읽었나보다. 하지만 이런 방식 역시 신선했다. 그리고 오히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같이, 혹은 연극무대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직 코맥 매카시 작품을 한편밖에 못 접했는데, 다른 작품들의 형식도 이런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 시절 서부시대란 그런가 보다. 서부영화를 연상하면 될 것같다. 황량한 사막에 카우보이 모자... 휘파람 소리 그리고 술집의 간판이 모랫바람에 끄덕인다... 여기 묘사된 상황도 그러하다. 다만 이들은 싸움질보다는 소떼를 지키고, 말을 모는 일을 하는 카우보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모두들 힘든 일이 끝나면 돈 자랑을 하듯이 술집으로 몰려간다. 그 시절 힘없고 가난한 여자들은 다 술집에 있었나보다. 모두들 몸을 판다. 때론 적극적으로 때론 어쩔 수 없이 말이다. 어린 창녀 막달레나...... 그녀는 악독한 포주 에두아르도에게 탈출을 감행한다. 그녀에게는 간질이라는 병이 있었다. 언제 어느때고 그 발작은 올지 모른다. 결국 막달레나의 탈출은 실패로 끝나고 그 결과는 실로 참혹했다.

존 그래디는 막달레나를 본 순간 사랑을 느낀다. 그 사랑은 그를 극단으로 치닫게 한다. 결국 그는 그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반면 빌리는 아무런 꿈도 욕망도 없다. 존은 사랑을 품고 거기에 목숨을 걸지만 반면 빌리는 아무 것도 욕망하지 않는다. 욕망하는 자와 욕망하지 않는 자... 어찌 보면 한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른 한 사람은 삶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존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면 빌리는 삶을 두려워한다. 그러기에 욕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눈에는 빌리 역시 그 삶에서 죽은 자처럼 느껴진다. 욕망하지 않는 자는 삶을 가질 수 없다. 반면 삶은 욕망하면 할수록 그 틈에서 도망간다.

진실로 여인과 살고 싶어했던 존이었다. 하지만 왜 그 욕망은 좌절되어야했을까....

잔혹한 서부시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아름답기도 하다.

그래서 존 매카시를 서정적 묘사와 자유로운 문장가라고 다들 칭하나 보다.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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