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량 작품집 - 초판본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김사량 지음, 임헌영 엮음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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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량 작품집

김사량 | 임헌영 엮음 | 지식을 만드는 지식

너무 여린 사람이란 느낌이다. 소설을 읽고 드는 생각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다. 내가 처음 김사량이라는 이름을 들었을때는 그저 월북한 작가로만 알고 있었다. 김사량이라는 이름 자체가 특이했고 아름다운 이름이라 생각했지만 월북 작가라는 타이틀에 막혀서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채 였다. 하지만 이렇게 소설을 읽으니 사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겠다.

그의 작품 <빛 속에> <칠현금> 이 두 작품이 여기 실려있다. <빛 속에>라는 작품으로 일본의 최고상 아쿠가와상 후보로까지 올랐다니 놀라웠다. 그리고 김사량 작가는 일본어로 소설을 썼다는 데 그 이유가 몹시도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든다. 독자를 미리 염두해두고 자신의 책을 읽을 독자는 일본에 사는 조선인, 혹은 일본인을 염두에 둔 소설이라서 그리했다고 한닫. 한 순간에 단순히 일본어로 글을 썼다고 친일파로 오해로 받았다니 너무 억울할 일이다.

그는 작품에서 그는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사는 것에 대해서 덤덤히 서술해나간다. 작품 속 등장하는 야마다 하루오는 선생인 미나미를 집요하게 따라다닌다. 그리고 조선인임을 폭로하다. 물론 미나미는 굳이 감추고 싶어서 감춘 건 아니라고 소설 내내 강조?하지만 어떤 편의에 의해서 굳이 안 밝힌 것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야마다 역시 조선인의 피가 흐른다는 점이다. 어머니는 조선인, 아버지는 일본인이다. ( 야마다 아버지 그 역시 어머니가 조선인이다.) 야마다 아버지는 조선사람을 끔찍히도 증오한다. 그래서인지 아들 역시 자기 속에 흐르는 어머니의 피를 증오한다. 하지만 미나미 선생이 보기엔 그도 아니다. 어떤 연민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하루오는 자기를 주시하지않았던가... 하루오와 같이 나들이를 계획하면서 남 선생님은 하루오의 꿈을 듣는다. 그리고 하루오는 선생님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서 수줍게 말한다. "남 선생님이시지요?"

소설 내내 아픔이 흐르다가 따뜻함이 흐른다. 하루오가 태어난 것은 하루오 잘못이 아닌데... 그 아이는 그냥 아이일뿐인데... 시대가 강요하는 희생... 그것은 과연 얼마나 정당할까?

남 선생만이 하루오를 알아준다. 그 아이한테 자기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하루오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반쪽짜리 일본인으로, 또 조선인으로 말이다.

끊임없이 줄다리기하는 시대, 편가르기하는 시대... 그 안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작가 김사량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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