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거울이 될 때 - 옛집을 찾았다. 자기 자신을 직접 이야기한다. 삶을 기록한다. 앞으로 걸어간다.
안미선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이 거울이 될때

안미선 에세이 | 민음사

벽이 모두 거울이라면 여자들은 자기 얼굴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더 빨리 알아챌 수 있을까?

표지에 은근히 내비치는 집 사진 그리고 균열의 벽 그 위를 비추는 초록 식물의 그림자... 아...집이다. 집이구나.

이런 사각형 형태의 콘크리트 건물이 안정감을 주고 그 누군가는 그것때문에 살고, 그 누군가는 그것때문에 죽기도한다. 아...그것이 바로 집이구나.

저자는 나름 탈출구를 찾기 위해 집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었다. 답답한 자신의 외형의 확장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을까? 그것을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닌(요즘 시대에 밖에서 찾다간 큰일나므로) 안에서 찾았다. 스스로 내부에서 외부로의 확장... 그 출발이 바로 집이었다.

경북 영주에서도 봉화로 한참을 들어가야하는 동네, 그곳에서 저자는 태어났나고 한다. 남의 집 셋방살이를 하던 그 시절 단칸방에서 첫 울음을 울었다. 저자가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울었다는 장면이 가슴에 남는다. 나도 내집이 있다고! 나도 태어난 방이 있다고! 아... 나도 있다. 나도 태어났다. 나도 어느 집, 작은 방에서 태어났다.

사실 나 역시 저자처럼 내가 태어난 곳에 가 본적이 몇번있다. 나는 외갓댁 작은방에서 태어났다. 지금 그곳은 이미 오래전에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었지만 아직도 집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왼편에 우물도 그대로 였다. 어렸을 때는 무척 커보였던 그곳이, 앞 마당이 성인이 다 된 지금 빼꼼히 엿보니 너무 작았다. 그 작은 집에 할머니, 삼촌들, 이모들, 그리고 나까지 바글바글 살았다니... 놀랄 일이다.

저자가 고향에서 본 전선 위의 제비... 제비가 현실의 나와 그 시절의 나를 연결해주는 바늘땀같은 존재같이 보였다고 한다. 한 땀 한 땀 아름답게 수 놓은 길... 혹 엉성하더라도 현재의 나를 있게 하는 그 시절의 탯줄 같은 이음...

학교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어머니는 학교 선생이 최고라고 하면서 선생님의 꿈을 안갖는 저자를 원망했다고 하는데 사실 나 역시 저자처럼 학교가 싫었다. 그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 끔찍하다고나 할까... 거의 인생의 20년을 학교에서 갇혀 지냈는데, 다시 또 직장이라는 굴레로 그 속에 들어간다는 것이 싫었다. 저자는 학교를 다시 찾아가는 것에 상당히 용기가 필요했다고 한다. 이해한다. 사실 나도 그랬으니까...

어린 시절 선생님의 꿈을 갖는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을 통해 감동하고, 배우고 나중에 꼭 그같이 되리라...다짐하는 모습들에서 어떤 기특함이 읽힌다. 하지만 반면 나같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학교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는 나같은 사람... 물론 간혹은 있다. 하지만 언제나 난 졸업만을 기다린 것도 같다.

저자는 집을 통해 자신을 본다. 그리고 이제 말을 건다. 이제 찾는다. 잃어버린 자신을 혹은 잊고 있던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게 집이 거울이 될 때 비로서 나를 알게 되는 것 같다. 지금 내 주위를 한번 둘러본다. 집에 툭 말을 건다.





선물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