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을 놓아줘 - 디그니타스로 가는 4일간의 여정
에드워드 독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달의시간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내 손을 놓아줘

에드워드 독스 지음 | 박산호 옮김 | 달의 시간

내손을 놓아줘는 디그니타스로 가는 4일간의 여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디그니타스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스위스 취리히에 속해있는 안락사 지원 병원이라고 한다. 1998년 5월에 설립되었다. 디그니타스는 라틴어로 존엄이라는 뜻이다. 존엄... 존엄한 죽음이라는 것일까? 사실 안락사라는 것이 있을까 싶다. 안락한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으니 존엄한 죽음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이 병원에서는 2005년까지 453명이 존엄한 죽음을 맞았다. 그 중 절반 이상이 독일인이라고 한다. 독일은 안락사를 허용하지않는 국가다. 아마 그런 이유이리라... 우리나라 사람도 이미 18명 이상이 이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얼마전 뉴스에서도 본 기억이있다. 한국인 두 명이 이 병원을 찾았다는 뉴스...

여기 소설 속 각기 다른 세 형제와 아버지도 그 병원으로 가는 중이다. 그 속에서 서로 서로는 잊혀진 모습들을 발견한다. 마지막 날을 얼마 안 남긴 아버지의 말들은 다 메모하고 싶은 구절들이다.

“인생은 네가 얼마나 차지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베풀었느냐가 중요해. 그게 핵심이지. 네가 뭘 줬고 뭘 만들어냈건 상관없이 중요한 건 그거야. 그게 여기 있어. 이 밴 안에. 내 인생에서 중요한 모든 것,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너희 셋이야. 지금 있는 그대로의 너희 셋. 세 아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그 말을 하고 싶었어.”

590 페이지

아버지와 삼형제는 여행 내내 엇박자다. 아버지는 아들들이 안쓰럽다. 오히려 아버지는 죽음에 다가갈 수록 삶이 생기있어지는 반면 아들들은 음식과 와인도 즐기지 못하고 별 감흥이 없다. 죽음이 왠지 삶의 거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울이 바로 옆에 있다고 느끼는 순간 생이 갑자기 활기차지고 의미있어진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과연 나라면이다. 나라면 누군가 내가 사랑하는사람이 디그니타스로 간다면 그 손을 놓아 줄 수 있을지... 지금은 상상도 하기 싫다. 아니 못 놓아줄 것이다. 차라리 같이 가자고 할 것같다. 그만큼 어렵다. 한사람의 죽음은, 사랑하는 한 사람의 부재는 온 우주를 잃는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 좀 더 성숙해진다면 죽음도 삶처럼 받아들일 용기가 생길 지도 모르겠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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