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했어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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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했어

이노우에 아레노 |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제목과 표지부터 무언가 범상치않은 느낌이었다. 엄마가 했어라니... 엄마가 가운데 말줌임표가 들어가야할 것같은 느낌이다. 이 책은 총 8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져있다. 에피소드별로 읽어도 줄거리는 통하지만 이야기들은 모두 다 연결되어있다.

엄마가 했어에서 등장한 가장의 존재는 실로 무의미했다. 그가 하는 일은 그저 술을 마시고 바람을 피는 일... 엄마에게 있어서 아빠는 언제든 없어져도 무방한 존재였다. 자식들 생각도 그러한가보다. 아들 소타만 제외하고는 아빠를 추모하는 자식들은 없다. 그 아들 역시 의무감으로 추모 비슷한 것을 하고 있는 것뿐이지만 말이다. 아빠랑 같이 자주 찾았던 새파는 가게에 들리는 것으로... 과연 소타의 선택은 어떤 것일까? 누나가 말한다. 아버지의 여자(물론 정말 만났던 것인지 아닌지는 소타의 입장에서는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를 데려올 것인가? 그럼 엄마가 했어는 누나가 했어, 우리가 했어로 바뀔 것인가?

믹 재거 놀이란 다쿠토 시선의 글도 인상깊었다. 제자리를 벌쩍 뛰는 것으로 다른 사람으로 이입하는 게임을 스스로 즐기는 다쿠토... 그 역시 앞선 엄마가 했어에서 나온 그 다쿠토다. 무능력하고 제멋대로다. 게다가 여자문제까지 복잡하다. 가게 일은 아내 모모코가 거의 다하고 그는 돈을 쓰는 일밖에 못한다. 모모코는 착한 아내 역할을 너무 잘한다. 다쿠토가 돈을 달라고 하면 알아서 준다. 세상에 이런 여자가 어딨어... 그런데 그 여자는 속에 칼을 갈고 있었지... 그것을 다쿠토는 몰랐을뿐이다.

소설은 이렇게 단편의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서로 간 인물들은 모두 한 집안의 사람으로 엃혀있다. 시간의 순서가 약간 바뀌었을 뿐이다. 소타의 시선, 모모코의 시건, 도키노, 아야코의 시선 처리로 작품은 유기적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런 방식을 오랜만에 접혀봐서 그런지 소설을 읽는 내내 신선했다.

톨스토이가 각 모든 가정은 작게든 크게든 문제가 있다고 말했는데, 역시나 이 가족의 삶은 그러했다. 막내 소타부터 엄마 모모코까지... 이 가족은 아버지 다쿠토로 부터 시작된 너무 큰 문제가 있었다. 다쿠토의 죽음은 어쩌면 예견되 죽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어찌 생각하면 너무 늦은 감이 있었는 지도... 모모코가 오랜 시간 참아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마지막에 가족 모두가 나와서 차 트렁크를 애워싸는 장면은 어찌보면 좀 섬뜩했다. 과연 그 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아니면 그 무엇을 그속에 넣으려고 했을까?

책 표지의 꽃이 뭔가 죽은 사람에게 바치는 헌화같은 느낌이 드는 건 우연일까?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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