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도 있고 집안도 좋고... 어찌 생각하면 너무 평범한 한 사람이 구도의 길을 나선다. 정말로 이는 하늘에서 선택받은 자라 할 수 밖에 없다. 성철 스님같은 이가 우리나라에 존재했다는 것... 바로 그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그분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이렇게 소설로나마 그분의 삶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반갑다.
화두란 저마다 다르다. 어떤 화두를 가슴에 품느냐에 따라 성불됨이 달라진다. 원효대사와 의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둘 다 당나라로 향했으나 원효대사는 밤에 해골물을 마신 후 깨달음을 얻는다. 모든 것은 바로 마음에 달린 것이니 굳이 당나라로 가려한 마음을 접는다. 원효대사의 화두는 깨달음으로 열린 것이다.
성철 또한 화두를 품고 길을 나선다. 스승도 찾아나서도 참선도 하고 묵언 수행도 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에 동산 스님의 가르침으로 그는 만행의 길로 들어선다. 아무도 찾지않는 굴속에서 배가 고프면 칡, 나무 열매 따위를 먹거나 민가에서 얻은 된장으로 담근 더덕 장아찌와 칡으로 죽을 끓여서 먹는다. 수행하려는 자에게 음식은 그저 생명연장의 도구일 뿐인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라든가, 참선을 난 알 지못한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그 깊은 내막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문맹인같다고나 할까...
다만 어렴풋이 알 수 있던 건 동산 스님의 이 말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