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꾼들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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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유제니디스의 발견이 시종 유쾌하다. 불평꾼들이란 소설집에서는 그동안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인간 군상들이 있다. 이런 단편을 읽을 수 있다니 ㅎㅎ 그리고 이런 작가를 알게 된 사실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레이먼드 카버가 연상되기도 했다. 훨씬 더 제프리는 풍자적이란 느낌이 강했지만 말이다.

미국 전반에 주류 사회에서 펼쳐져있던 계급 갈등도 엿볼 수 있었고 소시민적 삶에 대해서도 작가적 날카로움으로 풍자하고 있는 소설집... 작가는 이 소설집이 특정한 주제로 엮이지 않은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뒤섞인 가방으로 비유했지만 난 왠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어떤 굵직한 파이프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다르지만 어쩐지 형제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삶에 기반을 둔 소설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이리라 싶다.

개인적으로 아티초크란 국화과에 속한 식용식물이 이 소설을 통해 몹시도 궁금해졌다. 사실 얼마전 에세이를 통해 아티초크 요리에 대해 좀 알게 되었고 아티초크가 왠지 꽃다발을 연상케해서 꽃대신 선물을 해줘도 좋으리라는 생각에 염두해두고 있었는데 이렇게 소설을 통해 다시 만나지다니 반가웠다.

소설집 중 팜베이 리조트는 상류층의 몰락을 통해 어리석은 희망을 보는 느낌이다. 불꺼진 객실, 물이 새는 옥상, 병든 나무... 최악의 현실에도 그들은 다시 나갈 앞길을 생각하지만 그 희망은 그들만의 리그인 느낌이다. 그들은 몰락했으나 펜트하우스의 꿈은 포기할 수 없는 법이다. 비록 변변한 샌들 하나 구입할 수 없는 처지라고해도 말이다.

최근 미나리가 미국의 이민사회의 반영으로 호평을 얻었고 거기에 더해 노매드 랜드라는 영화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집없이 캠핑카를 타고 다니면서 하루 하루 사는 유랑민같은 삶... 어쩌면 이 모두는 지금 일어나는 현실이기에 주목받고 공감을 얻는 것이 아닐까?

소설집 불평꾼들에 나오는 주인공들 또한 그러하다. 현실이다. 마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지금 이 땅의 사람들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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