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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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왜 제목을 힐링이 필요할 때로 지었는지 이해가 됐다. 저자의 단장된 글을 읽으니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청량한 숲 속에 있는 느낌이랄까? 아...수필의 효용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기도 했다. 신변잡기식의 넋두리가 아니라 정갈하게 다듬고 고른 한 상을 받은 느낌이랄까...

이런 수필 상이면 한 편이 아니라 두편, 세편이라도 받고 싶다.

저자의 글에는 어머니가 있고, 그리고 고향이 있다. 간간히 가마솥에 끓인 숭늉냄새도 난다. 나름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이유는 저자의 문체, 글 맛에 있었다. 향토어를 사용하려고 하는 모습 속에 그 글도 나름 그런 색을 입어 독자에게 와 닿는 것이리라... 의도치 않든 간에 저자의 글에서는 이런 글 맛이 있었다.

까배미란 뜻을 아는가? 나는 이 글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까배미란 작은 논배미의 논둑을 까내어 없애고 둘이나 세다랑이를 하나로 합하는 논일을 말한다. 일명 합배미라고도 한다고 한다. 저자는 까배미에서 아버지를 생각한다.

그 얼은 논을 변변찮은 농기구 없이 서걱서걱 삽과 괭이로 부시고 파고, 흙을 담아야한다.

수필이란 것도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얼은 마음들, 고단한 마음들을 부지런히 닦고 덖는 일... 그리하여 조금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말들을 받아들이도록 부드럽게 만드는 것 말이다.

저자의 글 하나 하나가 나에게 까배미가 되어 내 마음 밭을 일구었다.

비록 수필이란 무슨 무슨 대작처럼 거창한 글은 아닐지라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에는 생활 속의 덤덤한 이 글들이 으뜸인 듯싶다.

과장이 없으며 그냥 소소히 자신의 일상을 읖조리는 것...

이제 글들로 열심히 내 마음을 까배미하면서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받아들여야지...

그것이 바로 책을 읽는 소명이 아닌가 싶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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