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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ㅣ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평점 :

기다렸어요. 하무라 아키라... 이별의 수법은 내게 있어서는 세번째로 읽는 하무라 아키라가 주인공으로 한 책이지만 저자 와카나베는 무려 13년만에 출간한 아키라가 주인공으로 한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창창한 시절의 아키라는 이제 40대의 중년으로 변해있었지만 그 매력은 여전하다.
특히 이별의 수법은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 중독성이 있고 또 하무라 아키라 특유의 유머와 매력이 다 녹아있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그만큼 여기에서 우리의 주인공은 고생을 많이 한다. 다치기도 많이하고 스마트폰도 몇번이나 망가지고 아끼던 회중전등도 박살이 나고 만다.
생각보다 질기고 안타까운 사연들로 이루어진 책이었다. 특히 의뢰인인 왕년의 여배우 후부키의 말로는 정말이지 안타까웠다. 그녀의 딸인 시오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계속 의문이 든다. 왜 처음부터 잘못된 것을 바로 잡지 않았을까? 후에 야마모토의 뒷수습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리고 후부키는 처음부터 사실대로 딸에게 말했어야했다. 그녀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그런 비극적인 일들이 도미노처럼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오리도 여타의 사람처럼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잘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근 20년이 넘는 시간을 병원에 쳐박혀 무료하게 인터넷 쇼핑만 하며 살지는 않았으리라....
이 책에서는 하무라 아키라와 살인곰 서점의 점장 도야마의 케미도 보인다. 특히 도야마의 빈정거림이 하무라를 자극할때는 정말 도야마가 얄밉다가도 그것이 왠지 애정에서 나왔는 것을 직감하는 순간 그 빈정거림이 전혀 거북하게 느껴지지않았다. 오히려 웃음이 난다고 할까? 사실 나이 차가 아니라면 하무라와 도야마의 로맨스를 기대해도 좋겠으리라만, 아~ 아마 하무라 아키라가 이런 내 생각을 안다면 기겁하겠지... ㅎㅎ
후부키와 관련된 사건이 이 소설의 중심 뼈대를 이루고 있지만 아키라와 연결된 셰어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간간히 나온다. 아키라가 어쩌다보며 셰어 하우스로 끌어들이게 된 구라시마 마미란 여성도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한 축을 장식한다.
아마 독자들은 이별의 수법을 읽고 나서는 이제 하무라 아키라의 강력한 무두질을 당한 뒤일 것이다. 그만큼 탐정의 매력이 넘쳐난다. 불쌍하고 애처롭지만 귀엽다. 40대의 혼자 사는 독신 여성이 이렇게 귀여울 줄이야...ㅎㅎ
특히 급격한 기후변화가 생명줄과 바로 연결되어있다거나 풍겨오는 좀약 냄새를 너무 싫어한 나머지 스스로가 전생에 벌레가 아닐까 생각하는 장면, 장면들에서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하무라 아키라 특유의 중년에서 오는 자학개그라고 할까... 그런 것도 보이고... ㅎㅎ 아무튼 너무 사랑스런 캐릭터다.
아... 그녀의 이번 활약은 너무 고되고 힘들었다. 부디 다음 번 사건은 아주~~ 좀 편한 거였으면... 그것이 아니더라도 다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