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채광석님, 채광석님, 채광석 시인님에게 (3회 반복은, 히브리인들에게 완전을 뜻하는 상징이 있음)

거기에서 어찌 지내시는지요?

시인님이 2년 6개월간의 기간동안 정숙씨에게 써 내려간 편지글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혹시 그 연애편지를 읽었다고 해서 쾌씸하거나 버릇없다고 여기시진 않으시겠지요? 시인님의 성정으로 보아 아마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허허 웃으면서... 그걸 봤어? 어때? 그 때는 그랬지... 하시면서 묻지도 않은 옛날 이야기를 줄 줄 꺼내서 들려주실 것만 같아요. 그만큼 시인님은 마음이 따뜻한 분인 것같네요. 이렇듯 따뜻한 분이 왜 사고사를 당하셨는지 휴... 말하지만 입만 아프겠지요. 아.. 다 그런 뜻이 있겠지요.

시인님의 못다 한 말들이 적힌 에세이나 시 등을 많이 많이 읽고 싶은데 그것이 아쉬울 따름이지요. 아... 지금 있는 거나 잘 읽으라고요? 알겠습니다. ㅎㅎ 사실 전 시인님을 이 책에서 처음 알았으니 말이죠.

지금 여기는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외출을 하고 밥을 먹어요. 아..마스크는 식사 중엔 벗지요. ㅎㅎ 시인님이 살아계셨더라면 어떤 말을 하셨을지 궁금해요. 그리고 어제는 우리나라 배우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날이기도 해요.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로 나섰지요. 흐르는 강물처럼의 브래드 피트요... 아마 시인님도 왠지 저처럼 영화를 좋아하셨을 것 같기도 해요.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졌지요? 다 그때 어두운 독재의 시절 싸워준 시인님같은 분들이 있어서 지금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온 게 아닐까합니다. 투쟁하지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얼마전에는 가슴아픈 세월호 참사 7주기였어요. 아직 더 나아가야 할 길이 많지요.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당신들이 일구어 놓은 민주주의의 텃밭 한 가운데서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래서 감사드려요.

전 시인님처럼 유머있게 편지글을 쓰고 싶은데 제 깜냥이 이것밖에 안되네요. 여긴 빈대도 없고 벼룩도 없어서 그런 유머는 하지 못해요. 감옥에서도 너무 위트있게 빈대며 벼룩에게 대하신 일... 아마 그 벌레들도 고마워?할 듯 합니다. ㅎㅎ

이제 오월이네요. 시인님이 감옥에서 나올 일을 기다리며 편지를 썼던 그 느낌... 하루 하루 갈수록, 출소일이 다가올수록 느끼는 설레임이 글에서 다 느껴졌어요. 아마 정숙씨 때문이겠지요? ㅎㅎ

오월에 어떤 설레임을 느껴야될까요? 겨울이 끝나고 날이 따뜻해지고 꽃이 피었을때 봄이 온다는 설레임이 있었는데 그 설레임도 어느덧 일상이 되고, 이제 초여름으로 진입하는 오월에 문턱에 섰네요.

시인님의 말을 인용하며 허접한 이 편지글 인사를 대신할까합니다.

이제 우리는 지금 속에서 노년을 봅니다. 창조에서 종말을 보듯이, 모든 이질적인 것의 평화를 봅니다. 언젠가 만나게 될 만남에서 그럴 수 있듯이...... .

바보스러운 벗이...

추신: 벗이라고 칭해도 용서해주시겠지요. ㅎㅎ 허허 웃으실 것같습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