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딜레마 - 국가는 정당한가
홍일립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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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란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내가 즐겨썼던 단어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허무주의다. 그때 한창 개선문을 읽으면서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을 알게 되었고, 아일랜드의 독립 투쟁의 비극에 대해서도 대략적이나마 관심을 갖게 된 까닭에서다. 그때 내가 생각한 건 차라리 국가란 없어도 좋을 것 아닌가? 히피같은 사상을 지닌 무정부주의자야말로 앞으로 추구해야할 국가상이라고 잠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국가의 비극도 비극이지만 국가가 없으므로 치르는 비극은 너무나 더 크다. 우리는 이미 전쟁을 겪어왔고, 인류는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국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져리게 느끼고 느꼈다. 하지만 그 느낀 점이 군비증강, 핵무기 개발로 이어지면서 힘이 아닌 힘의 경쟁을 하게 되고 이제 미, 중 양국의 줄다리기로 인해 우리나라는 어디에 손을 들어줘야할지 진퇴양난에 빠진 듯하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세계화 시대에 영어를 거의 공용으로 쓰는 이 시대, 유럽은 이미 화폐가 통일되고 길도 자유롭게 왕래하는 이 시대에 국가의 국경이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지 싶을 때도 있다. 어서 어서 서로 마음을 열어 도와주고 길을 놓고 인적, 물적 자원을 교류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국가란 여러 이해관계로 엃혀있다. 서로 가진 국력도 다르고 자원도 다르다. 영국이 브랙시트 탈퇴를 선언한 것은 정말 이례적인 결정이었고, 또 그런 결정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 인간사회이다.

미얀마 사태는 국가의 권력이 얼마나 단단해져야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단단하지 못하고 국민이 투표로 준 힘을 믿지 못해 강단있는 정치를 못한다면 얼마나 그 권력을 노리는 무리에 업신여김 당하며 또 그것이 얼마나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 그 결과는 뻔하다. 국민, 그 안에 속한 무고한 시민의 희생만이 있을 뿐이다.

권력의 딜레마, 국가의 딜레마이다. 어리석고 힘만 좋은 자가 권력 욕심을 낸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희생을 목표로 한다. 왜냐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은 없으니 말이다. 투표로 이양되는 권력이라도 서로 상대방끼리 비방하고 헐뜻는데 힘만으로 전복되는 권력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국가는 개인없이 존재할 수 없고 개인이 국가에 우선한다면 깨어있는 인간, 깨어있는 시민이 국가를 진화시켜야 할 것이다. 국가는 생물처럼 움직이며 발전해야한다. 지금 우리 체제는 바로 그 생물적 진화의 결과이다. 이제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한다. 양극단의 정치가 아니라 상생의 정치, 이분법의 대한민국이 아니라 다양성과 합일의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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