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카의 여행
헤더 모리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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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카의 여행은 아우슈비츠의 문신가의 후속작으로 문신가 랄레의 이야기 속에서 영감받아 기획되어지고 씌여진 실화 기반의 소설이다. 어린 여성의 몸으로 한번도 아닌 두번이나 수용소 생활을 겪여야했던 실카... 정말 상상도 되지않는다. 실카가 3년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활을 끝내고 나온 나이는 열여덟살이었다. 하지만 다시 나치의 공모자라는 이유로 시베리아 수용소까지 끌려가게 된다. 그 시절에 수용소 생활을 겪은 유대인인데 나치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다시 수용소로 보내지다니...

예전 어느 책에서 대부분 궃은 일은 모든 유대인들이 다 했다고 읽은 적이 있다. 가스실에 보내고 그들을 묻고, 그들을 관리하고, 나치는 자신들은 통제만 하고 유대인들을 시켜서 굴복하게 하고 다스렸다. 그들이 할 일은 죽지 않기 위해서 협조하는 것이었다. 그 중 아마 나치에게 잘 보이기위해 더 유대인을 혹독하게 고문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카는 달랐다. 그녀는 수용소장의 겁탈을 매일 참아내야 했으며 자신의 어머니까지 가스실로 향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했다. 그 때에 과연 권력있는 수용자들이 있었을까? 다만 나치에 의해 이용당하는 것뿐이다. 실카의 권력이란 오직 따뜻한 옷이 있고 혼자 누울 수 있는 방이 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시베리아 수용소는 황량했지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싫든 좋든 같이 끌려온 수용소 생활을 함께 견디고 인내할 사람들... 실카는 강한 정신력과 희생정신으로 친구들을 만들었고 수용소 생활을 견디었다. 그리고 알렉산드르를 만났다.

실카는 과연 어떤 여성이었을까? 그녀는 집중하는 여성이었다. 강한 여성이어서 살아남은 게 아니었다. 실카는 삶에 집중하는 여자였다. 빠른 판단력과 지혜로 상황을 파악하고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실카는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이었다. 죽음을 두려워했다면 두번의 수용소 생활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실카카 두려워했던 것은 바로 삶이었다. 삶이 두려워 삶에 집중했다. 그냥 하루 하루, 한 순간 순간 살아간 것이다. 그냥 산 것이다. 두려움없이 말이다.

내가 실카라면? 이라는 상상으로 소설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난 실카같은 인내도 판단력도 지혜도 없다. 하지만 기타를 보호해준, 조시를 사랑한 실카란 여성이 옆에 있다면 한번쯤 견뎌볼 힘을 얻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이것이 현실이었다는 것이 더 비현실적이지만 말이다.

비극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 전쟁의 비극은 모든 인간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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