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렁크 팬티를 입는다 - 까탈스런 소설가의 탈코르셋 실천기 삐(BB) 시리즈
최정화 지음 / 니들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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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몸에서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삐................ ..................

그 경고음은 이제 간헐적으로 들리다가 언제부터 정기적인 신호가 되고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매일 들린다. 더 이상 이대로 살아서는 안된다는 경고음... 이제 내 몸부터 돌봐야한다는 경고음 말이다.

이 책은 내가 요즘 느끼는 그런 경고음을 무시하지 말라고 다시금 너를 살피라는 메세지를 주는 것같았다.

최근 어느 배우가 프로필 사진을 찍었는데 노 메이크업으로 그리고 노 보정으로 찍었다는 글을 읽었다. 자연스럽게 보이는 얼굴과 주름 등이 그대로 사진 속에 보였다. 광고 속 매끈해서 오히려 거부감이 드는 나이 든 모델의 얼굴이 아니라 일상 속 평범하게 마주칠 수 있는 보통의 편안함이 느껴지는 얼굴이 그 속에 있었다. 그때 느꼈다. 아...나이를 든다는 건, 그리고 주름이 는다는 건 결코 추한 것이나 방지해야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임을 말이다. 오히려 과도한 포토샵으로 사진을 깍거나(그래서 본인도 못 알아보는) 광고 속 나이는 분명 들었는데 피부는 20대 처럼 보이는 동안이라고 포장하지만 알고보면 화장발, 조명발, 피부과발인 그 얼굴이 바로 끽~ 끽~ 거리는 브레이크였음을 말이다.

속, 내장은 늙고, 생체시계는 너도 나도 같이 재깍재깍 울린다. 하지만 겉만 멀쩡하다고 해서 그 자체가 멀쩡한 건 아니다. 요즘은 속도 온갖 영양제로 채우고, 자연음식으로 채워서 건강하게 하려하지만 땅이 오염되고 바다가 오염된 현실에서 스스로도 자연임을 못 깨우친다면 얼마 못가 그 모든 것도 허상이 될 것이다.

아직 나는 저자처럼 트렁크 팬티는 못입지만 대신 몸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속옷을 입는다. 전혀 코르셋 따위로 배를 누르거나 조이지않는다. 이제 그런 속옷은 절대 못입는다. 예전에 어떻게 입었나 싶다.

화장은 원래 잘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지만 나의 천성적 게으름으로 포기했다. 그래서 뷰티 유투버의 구독도 다 취소했고 이제는 마스크로 인해 그것으로도 자유로워졌다.

내 몸을 알아가는 노력을 하고 싶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원하지 않는지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같다. 좋아한다고 알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남들이 좋아하니까 좋다고 하니까 그런 척 했던 것들도 있었고 말이다. 이제 한번 찾아봐야겠다. 경고음 마저 고장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겠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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