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와 레몽의 유골함 합치기 대작전이 시종일관 유쾌하게 펼쳐지는 소설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었고 왠지 조만간 로맨틱 코미디물 영화로 제작될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장면 장면이 화면처럼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또한 작가의 부인인 폴린 레베크의 삽화도 군데 군데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흑백이라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말이다.
레몽에 대해 생각해봤다. 너무 뻔뻔하다. 어머니를 속인 것도 모자라서 아들에게 찾아와서 유골함을 옛 연인의 것과 합쳐달라니... 그것도 평소에는 일만 하느라 무뚝뚝했던 아버지가 수다쟁이가 되어서 나타나서 말이다.
하지만 착한 토마, 아버지와 티격 태격하면서도 부탁은 다 들어준다. 유령 승리다. 만일 토마가 나였고 이런 아버지가 있었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단언컨데 토마처럼 친절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극 중 아버지가 뭐냐는 토마의 질문이 인상깊었다. 아버지는 죽은 후 유령이 되어서야 왠지 토마에게 아버지 노릇을 다 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