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
드로 미샤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레시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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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은 세 여자다. 이는 모두 책 속 주인공 길이라는 남자와 관련이 있다. 오르나, 에밀리아, 그리고 엘라를 가명으로 쓰는 또 한명의 오르나... 지금도 잘 모르겠다. 왜 길이라는 남자가 살인을 시작했는지 말이다. 아직도 오르나의 방문을 거칠게 두드렸던 그가 상상이 된다. 그 때 문을 열어주지 말았더라면, 그 때 비행기를 타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살 수 있을 것인가... 아니다. 그런 남자는 필히 어떤 식으로든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다. 무엇이든 자신의 영역에 침입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결벽증을 가지고 있는 남자 길... 에밀리아가 그 남자의 집에서 오르나의 죽음에 대한 기사를 가지고 나온 그 사실만으로 그는 그녀를 죽였다. 한결같이 다 불쌍한 사람들이다. 특히 에밀리아는 말이다. 가진 것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은 이스라엘에서 와서 간병인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유일한 취미는 성당에 가는 것과 길을 만나고서는 그의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공간을 꾸미는 일이다. 자신의 집이 없어 요양원에서 살아야하는 그녀에게는 물건을 구입해도 그것을 놓고 쓸 장소도 없다. 그녀는 작은 구리종도 사다가 길의 집에 매달아 놓고, 식탁보도 깔고 정성스럽게 집 안을 청소했다.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 집을 청소했으며, 어떤 마음으로 꾸몄는지... 아...죽음의 순간까지 그녀는 몰랐을 것이다. 왜 길이 자신에게 이러한지...그건 오르나 또한 마찬가지이리라...

미궁으로 빠질 법한 사건은 엘라를 만나서 전환을 맞이했다. 엘라는 에밀리아가 히브리어를 연습하던 종이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했다. 오르나... 그 때부터 이 사건은 다름아닌 그녀의 사건이 된다. 이제 길을 잡아야한다.

아직도 난 에밀리아가 성당 앞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 같다. 그녀는 그냥 살고자했을 뿐인데... 어찌보면 인연이 악연이 되는 순간은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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