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성들이 나온다. 개중에는 내가 아는 여성들도 있었지만 모르는 여성이 더 많았다. 특히 여성으로의 삶이 그토록 파란만장했는지는 책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 많았다. 역사 속 인물로는 장희빈, 천추태후, 황진이부터 윤심덕, 이혜련, 가네코 후미코, 주옥경, 권기옥까지...... . 많은 여성들이 각자의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삶을 살아왔다. 그중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였다.
영화 박열을 너무 재밌게 본 탓인지..자꾸 가네코의 얼굴이 극 중 최희서로 그려졌다. 그녀가 박열의 시 개새끼를 읽고 그에게 첫눈에 반해서 동거를 제안하고 동지로 함께한 일화는 실로 감명스러웠다. 더구나 그 일제의 감시가 무시무시하던 때에 일본인으로 조선 인삼장수 행세를 하면서 아나키스트 운동을 하고 박열의 열정적인 후원자를 자처하다니 말이다.
그녀가 박열에게 제안했던 동거 조건은 지금 생각해도 파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