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 나서 떠오르는 느낌은 분노나 어이없음은 아니었다. 그건 물음이었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 쓰바사는...구니에다나 와쿠타는 그렇다 치더라도...쓰바사는 미사키와 짧게 나마 교제를 한 사이이고 미사키에게 어느 정도는 첫눈에 반?하지 않았나.... 그런 미사키가 추행을 당하고 우는 이유를 쓰바사가 모른다니...그건 정말 인간이 아닌 느낌이었다. 흡사 인간에게 공감이란 것이 빠져있는 인간이외의 종인 것같다.
책에 나와있는 도쿄대생은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 자신보다 학력이 낮은 이들을 인간이라고 생각했을 지 의심스럽다. 대외적인 전쟁이 아니라 나치가 유대인을 상대로 한 학살이 아니라 소규모적으로 차별에 대한 학살이 일어난다면 이런 느낌이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우리 나라를 떠들썩 하게 한 N번방도 생각나고 말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 가는 전쟁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전쟁보다 더 잔인한 것도 있다. 바로 인간의 호감에 대한 철저한 배신이다. 쓰바사에게 미사키는 그냥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보이는 호감이었다. 쓰바사가 도쿄대생이 아니라 그냥 쓰바사였기 때문이다. 태양이 저물무렵 바다가 오렌지색과 남색으로 출렁거릴때 셰르부르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굳이 셰르부르가 아니어도 되지만) 월야의 발코니 이야기를 하는 사람... 그 시점에서 그런 류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쓰바사에게 미사키는 반한 것이 아닐까?
머리가 나빠서 그들은... 도쿄대생이 아니라서 그들은... 미사키를 그토록 잔인하게 대한 것일까?
미우라 노리코 교수가 조지의 어머니에게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