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읽기 전 서문에 왜 이런 체호르의 글이 실렸는지 알지 못했으나 읽은 후 알게 되었다. 덤덤히 써 내려간 아니 에르고의 세월..그녀를 통과한 인생들... 그리고 우리의 인생들까지... 그 모두는 잊힐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대단한지, 무엇이 사소한지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될 일이 역사 속에서는 하찮게 여겨질 수도 있고, 엄청 사소하게 평가받은 일이 먼 훗날 역사책에 남을 수도 있다. 기록은 그래서 중요하다. 어느 것이 남을 지 잊혀질 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에르고는 많은 경험을 통과했다. 전쟁과 풍요의 생활 그리고 궁핍의 생활, 결혼과 이혼, 혁명에의 소망,질투까지... 감정과 경험들의 혼재 속에 그녀가 겪은 세월이 있다. 어머니 세대의 사상, 그리고 자유로운 히피 사상... 사상들도 변해왔다.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쉴새없이 변해온 그 세월이란 존재...
아니 에르고의 구원의 글쓰기는 지금도 계속된다. 지금도 역사가 있고 세월이 흐르고 있고..설사 그것이 잊혀질 무엇이라도 말이다.
이 책은 흡사 소설의 형식을 빙자한 역사책 같다. 그 속에 담긴 것은 장구한 세월이다. 잊힐 것, 잊혀질 것, 잊지말아야할 것... 그 모두는 후대의 몫이다.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