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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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부터 뭔가를 풍기는 해볼 건 다해봤고, 이제 나로 산다는 말...

나로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나란 누구인지를 파악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마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로 온전히 살았던 때는 학교 들어가기 전 단계였던 것같다.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나처럼 웃고, 나처럼 울고, 나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첫 사회생활에 접어들때 눈치라는 것이 생기고 또 누군가에게 잘보이고 싶은 마음, 또 잘하고 싶은 욕심들이 생기면서 위선이 쌓여갔다. 그 위선은 점점 산을 쌓고 높이 올라가 나의 얼굴마저 가려버렸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안 웃겨도 웃고, 안 슬퍼도 슬퍼하고, 맞장구 치고 싶지않아도 맞장구 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나 보다. 그렇게 눈치를 보고 나로 살기를 잃어버릴 무렵...어느날 땅을 보고 걷다가 생각한다. 그리고 고개를 든다. 이렇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지? 가면을 쓰고 사는 삶이 진짜 내가 원했던 삶인가?

이 책에는 이미 마흔 줄에 다다랐거나 마흔을 훌쩍 넘긴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나이는 그녀들이 가면을 벗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으며 나이듦은 오히려 그녀들을 해방시켜줬다. 사회적 통념이나 관습들을 신경쓰기에 그녀들은 이미 많은 시간을 지나왔고 많은 일들을 견디어왔다. 그래서 시간이 없다. 나로 살기에도 빠듯하다.

조지프 캠벨이 신화의 힘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생은 슬픈 것이다. 아무리 기뻐하려고 해도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절망한들 무슨 의미인가? 우리에게는 살아야할 몫이 있거늘... 그 슬픈 삶을 우리의 마음과 정신력으로 행복한 삶으로 변화시켜야한다. 위장해야하는 것이다. 소소한 행복, 소소한 기쁨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한 겹 한 겹 쌓아갈때 우리는 비로소 거짓 가면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인생이 슬픔이라면 기쁘게 사는 것 또한 대단히 훌륭한 일일 것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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