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 생의 남은 시간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
김범석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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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의로서 유명한 전문의가 죽음을 접하고 써내려간 에세이... 담담하고도 차분한 글이 위로가 된다. 정말 죽음을 앞에 둔 가족이라면 머리가 멍멍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우리라... 저자는 그런 상황에 처한 환자나 보호자를 관찰해서 글로 남겼다. 항암치료가 완치로의 기능도 하지만 삶을 연장하고 보다 더 사람답게 유지하는 기능을 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권하기도 한다는 것을 글을 통해 알았다. 난 항암치료란 정말 힘든 치료, 다 낫기 위해서 하는 치료라고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항암치료에도 치료목적과 생명연장 두 가지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항암치료가 안되면 스스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마지막에 호스피스를 권하는 것도 말이다.

죽음의 준비도 없이 끝까지 항암치료에만 매달리다가 차디찬 병실에서 죽음을 맞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저자는 최소한의 준비기간을 6개월로 생각한다고 했다. 나도 동의한다. 반년의 기간동안 (물론 너무 짧다.) 많은 것을 정리할 수 는 없겠으나 남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인사라도 하고 떠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죽음이든 삶이든 어차피 사람이 해 온 것은 관계이니 말이다. 관계가 없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까? 그래도 그 사람이 살았다는 걸 증거해주는 누군가가 죽기 전에는 있어야하지 않을까 한다.

글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어떤 일 중독에 빠진 어느 가장에 관한 일화와 돈 때문에 의절한 동생에게 죽기 전까지 자기 돈 갚으라고 말한 내용이었다.

모든 것을 자기 스스로 이겨내고 해쳐온 자수성가형 가장, 죽기 전까지 침대에서 회사 일을 보고 마지막에 외롭게 가족과도 대면 대면하게 안녕을 고했다. 그에겐 죽음마저도 극복할 수 있는 무언가였다. 가끔 고개를 숙일 줄도 알아야하는데 그가 헤쳐온 세상은 넘어가지 않으면 자신이 쓰려졌기에 헤쳐가는 방법 밖에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아~ 인간의 삶이란 이 얼마나 허망스러운가? 손에 쥔 것이 아무리 많아도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두 손의 것을 버리고 땅도 짚을 수 있어야하거늘 잔뜩 쥔 두손을 펄펄 끓는 아스팔트 위에 처받아 영영 빼지도 못하게 만든다.

나도 어떤 죽음을 맞고 싶은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어차피 생명을 가진 동물은 다 죽음을 앞두고 있으니 언젠가는 닥칠 일이다. 슬프지만 현실...... .


출판사 제공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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