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오는 것

마당 씨의 식탁 - 개정판 ㅣ 사계절 만화가 열전 15
홍연식 지음 / 사계절 / 2020년 12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당 씨 시리즈 중 첫번째 책이다.
저자 홍연식님의 일상을 덤덤하게 만화로 그려갔다. 하지만 나는 너무 감정 이입이 됐는지 내가 마당씨가 됐다가 아내가 됐다가 이완이가 됐다가 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같이 분노하고 어머니의 고통에 대해서는 같이 아팠다.
왜 이렇게 세상이 흘러가는 지 모르겠다. 가진 자는 더 가지고 없는 자는 너무 없다.
시골의 땅과 공기를 찾아 파주까지 왔지만 정작 시골도 도시만큼 삭막했으며 땅은 농약으로 오염되고 공기 역시 불법 영업하는 공장으로 인해 문을 닫고 생활을 해야 할 지경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당씨가 부러웠다. 그의 새벽부터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근면성이 부러웠고, 좋은 재료로 살뜰히 차려내는 그의 식탁이 부러웠고 온종일 아이와 있을 수 있는 자유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부러웠다.
아버지의 술 주정으로 어머니가 심장병을 얻고 끝내 지하방에서 나오지 못하고 병원 침대에서 생을 마감한 어머니.. 이때 나는 마당씨가 조금 원망스러웠다. 어머니를 그리 생각한다면 마지막을 느낀다면..정말...난 느꼈는데...ㅠㅠ
조금이나마 파주 시골에서 이완이랑 같이 있게 해줬으면 안되었나? 이런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 얼마나 행복해하셨을까? 다시 병원에서 지하방으로 들어갔을 때의 느낌.. 아... 싫다.
사람은 땅 위에서 살아야한다. 세상에서 지하방은 없어져야한다. 정말로...
다음은 마당 씨의 좋은 시절로 넘어가야지...

출판사 제공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