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읽어 재낀 <플랫랜더> 방금 끝냈음
근데..... 뭔가 사기당한 느낌이다
우선 래리니븐이고, SF+하드보일드 장르라는 카피에
슬쩍 넘겨 본 첫작품이 그리 나쁘지 않았기에
어라 이거 너무 좋아하게 돼버리면 어떡하지 걱정까지 하며 봤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어이 여보셔요?

배경과 문명 묘사 및 치밀한 밑바탕 설정은 역시 좋지만
상상의 팔이라는 황당한 기믹에는 내 SF 덕으로서의 팬심이
밑도끝도 없는 끼워 맞추기식 추리에는 내 미스터리 팬으로서의 덕심이
용납불가 라는 네글자의 감상평만을 남기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했음

결국 이번에도 내 가슴속의 [미스터리+SF] 라는
굉장히 마이너한 서브장르의 순위에는 변동이 없게 되었다

1위 - 철학적 탐구
2위 - 다이디타운
...
이하 저 6~7위 언저리 쯤에 플랫랜더를 얹어 두면 되겠군

1위의 <철학적 탐구>는 무려 비트겐슈타인이 주인공이며
그가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아퀴나스, 로크, 칸트 등을 죽여 나가는 아주 괴랄한 소설임
이 책에서 묘사한 미래는 심지어 2013년이니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어 보도록 해라. 명령이다

<다이디타운>은 대놓고 펼치는 챈들러 찬양에
귀여움마저 느껴지는 작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피 흐르는 입가를 넥타이로 닦는 와중에도
그 무지막지한 클리셰에 환호하게 된다
여름이 가기 전에 이 책 또한 읽어 보도록 해라.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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