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정원 보림 창작 그림책
조선경 글 그림 / 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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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들은 냄새가 난다고 그냥 불평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불평이 모스 아저씨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불편에 마음자리를 내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불편함을 개선해 보고자 하는 마음.
이런 사람들로 인해서 세상이 돌아갑니다.

지금 나의 평안과 행복이 다른 많은 사람들의 성실함과 노력 위에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봄볕)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밤에 일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낮에 움직이는 사람들의 불편함이 줄어듭니다.

2. 한편으로 모두의 편안함을 위해 그들이 너무 많은 희생을 하지 않는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아침 일찍 상쾌한 발걸음으로 길거리에 나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잠든 사이에 환경미화원 분들이 열심히 청소한 덕분입니다.

환경미화원들의 복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나라에서는 낮에 쓰레기를 치운다고 하더군요.
쓰레기를 치우기 전까지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면, 환경미화원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낮에 일할 수 있겠지요.

이런 분들이 좀 더 나은 처우를 받기를 소원합니다.

3. 터널 안을 치우고 지하정원을 만들면서도, 아저씨는 늘 책을 보고 글을 씁니다.
지하정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참 좋습니다.

책을 보면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적는 일련의 과정이 정말 중요한 일임을 깨닫습니다.

온전한 책에는 인생이 담깁니다.
생명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이죠.
버려진 나무에 새 생명을 주려고 애쓰는 아저씨의 모습에 감동이 됩니다.
그 사랑에 나무는 쑥쑥 자라 지상까지 올라갑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포근한 쉼터가 되어 줍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머리만 크지 않고 마음까지 커진다면 좋겠어요.
지성보다 사랑이 더 소중합니다.

모스 아저씨의 묵묵한 발걸음이 조용히 세상을 바꿉니다.
우리들의 성실한 발걸음도 그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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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바꾼 장난
승정연 지음 / 고래뱃속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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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웃간에 인사도 대화도 없는 삭막한 동네에서 일하는 준.
누군가 그런 준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매우 따분한 표정의 준에게 재미있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는데요.

그 누군가가 제딴에는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야겠다고 했지만, 준이 오해를 받고 일자리를 그만두는 일까지 생겼지요.
매우 난감한 상황인데요.

한 학생의 좋은 아이디어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잃어버린 물건들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이웃간에 인사도 하고 대화도 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2. 사실 그림책을 읽으면서 많이 찔리는 부분이 있었어요.
아파트 살면서 인사하고 지내는 사람들이 거의 없거든요.
옆집 아저씨는 얼굴 보기도 힘들어서 얘기도 제대로 못해봤어요.
이사온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한 번 정도 대화를 나눴을까요?
엘리베이터 타고 내리는 그 잠깐 동안에도 할 말이 별로 없더군요.ㅠ

사람은 누군가 관계를 맺고 자주 만나야 할 말도 많은가 봐요.
잠깐 보는 사람들끼리 깊은 대화를 나눌 수는 없겠지요.
절대적인 교제 시간이 부족할 만큼 서로 바쁘게 살아가네요.

마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없어도 살 수 있을 것처럼, 이웃에 무심한 삶이죠.
자녀들 역시 그렇게 느끼면서 성장할 것 같아요.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서로 협력할 수 있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지금의 개체수가 되었다고 해요.
그의 주장을 생각해 볼 때, 지금처럼 이렇게만 산다면 인류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는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만.

3. 이 책은 그 '누군가'의 관점에서 쓰여 있어요.
처음 읽을 땐 잘 느끼지 못했죠.
여기저기서 그 누군가가 등장해요.
그 시선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기도 하고요.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처음부터 읽으며 찾아봤네요.ㅎㅎ

아무튼 그 누군가는 이제 마을이 마음에 든답니다.
사람들의 물건을 바꿔놓은 범인은 비밀입니다.^^

* 웹툰을 읽는 듯한 느낌의 그림체네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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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안에는 아이가 산대 길벗스쿨 그림책 18
헨리 블랙쇼 지음, 서남희 옮김 / 길벗스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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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구나 '내면 아이'를 가지고 있다 합니다.
아이만의 순수성, 천진난만을 이야기하는 경우보다는, '상처 입은' 경우가 많이 이야기되지요.

어렸을 때 입은 상처를 대면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뭔가 정상적인 생활이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사랑을 많이 받으면, 자존감이 높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성장하면서 성숙해지고 마음이 강해지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튼 어릴 때의 상처가 전반적으로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변하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을 잘 보내야 하고, 어른이 되어서는 내면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야 합니다.

2. 어른들에게 아이스러움이 있는 반면, 아이들에게는 어른스러움이 있지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어른의 내면을 보여주는 아이들도 있죠.
어른인 척하는 건지도 모르지만요.

아무튼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것들을 어려서부터 가지고 있는 것도 있고, 교육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잘 교육 받아야겠지만, 내면의 있는 선한 인간성을 잘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듀카레'와 '에듀케레'가 균형을 이룰 때, 인간은 더욱 고결한 인간성을 가지게 되겠죠.

3. "못된 어른들 안에는 못된 아이가 있지."

못된 어른들은 어려서 받은 상처로 인해 '가시소년'이 되고 남에게 가시를 내뿜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상처를 통해 상처 받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의 삶을 살 수도 있겠습니다.

나는 힘들게 살았지만, 그 고통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알아주고 도울 수 있는 것이죠.

어떤 삶을 살지 선택하고 자기 선언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못된 아이들 안에는 깜짝 놀랄 정도로 못된 어른의 모습이 있습니다.
내면에 있는 속성에 보고 배운 것이 더해져서 그럴 겁니다.

어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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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를 들어주세요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31
안 에르보 지음, 이경혜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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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루는 고양이가 사라져서 슬픕니다.
그 고양이는 길고양이였고, 브루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오곤 했습니다.

고양이는 새를 쫓아간 듯합니다.
언젠가는 다시 나타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선은 고양이가 사라진 것으로 인해 브루는 슬픕니다.
그 슬픔은 다른 누구의 슬픔과 비교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의 슬픔은 그 나름의 무게를 가집니다.

하지만 브루가 만나는 사람이나 동물들은 브루의 슬픔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합니다.
자기들은 더 큰 슬픔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거나,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라 브루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작은 슬픔이라도 그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건 다행입니다.
브루도 그런 존재를 만나지요.

"응. 그랬구나."

진심을 담아 그렇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우리는 다시 "고양이에 대해 말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2. 만나는 사람이나 동물들이 더 큰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자, 브루는 오히려 미안해집니다.
자기는 작은 슬픔밖에 없지만, 다른 이들은 더 큰 슬픔 속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더 큰 것들을 잃어버린 이들.
다른 이들의 슬픔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이들.
이들 때문에 브루는 미안해 합니다.

자신에게 더 큰 슬픔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이를 미안하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픔을 나누는 것이 더 나은 방법임을 알지만, 그런 태도를 가지는 건 쉽지 않네요.ㅠ

3. 브루는 개를 만났을 때, 자신의 슬픔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자기의 슬픔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슬픔이 사라지거나 작아지지는 않습니다.
브루만의 슬픔은 그대로 남아 있는 데다가, 다른 이들로 인한 상처까지 덧붙여졌네요.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입을 다물게 되고 속으로만 곪게 됩니다.
그러다가 병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오지요.

공감이 없는 사회는 병들게 되어 있습니다.
'너만 그런 게 아니라 나도 힘들다.'라는 말은 공감이 아닙니다.
말하는 이의 자기 의만 세우는 일이지요.

브루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는 사람을 빨리 만났다면, 브루는 의기소침해질 필요도 없고, 슬픔은 줄어들었을 거예요.

* 슬픔에 빠진 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공감이 되지 않으면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도 살펴볼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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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보이지 않아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25
안 에르보 글.그림, 김벼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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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년은 바람이 무슨 색인지 알아보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그리고 만나는 동물들, 마을, 비, 개울, 거인 등에게 물어봅니다.

대답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요?
소년은 몇 개의 대답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묻습니다.
사실 소년은 눈을 감고 있습니다.
원래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그냥 감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이 시각 장애인도 함께 읽는 그림책이랍니다. 그러니 소년이 시각 장애인일 수도 있겠네요.)

시각 장애인이라면 색을 볼 수 없겠네요.

"바람은 보이지 않아.
바람이 실어 오는 소리만 들을 수 있어.
바람은 들리지 않아.
바람이 실어 오는 것만 볼 수 있어."

누군가는 소리만 들을 수 있고, 누군가는 바람이 실어 오는 것만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둘 다 느낄 수도 있겠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을 겁니다.

2. 바람은 보고자 하는 이에게 보이고, 듣고자 하는 이에게 들리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바람은 없지요.
거인의 말처럼 바람은 모든 색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각자 느끼는 바람은 다 다릅니다.
각 존재가 다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소년도 자기만의 바람을 찾아가는 여정일 겁니다.

그러니 바람이 무슨 색인지 끊임없이 또 물어야 하는 것이죠.

3. 혹시 소년이 바람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보이지 않았다 합니다.
신발만 보일 때가 많고요.

소년이 질문하는 곳에는 바람이 붑니다.
향기가 있기도 하고, 시간을 품고 있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고, 달콤한 맛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요.

소년은 자아를 찾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 질문의 다른 형태가 "바람은 무슨 색이니?"가 아닐까요?^^;

* 시각 장애인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각 그림마다 볼륨감 있는 표현을 해 두었습니다.
그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투명으로 표현된 부분을 눈을 감고 만져 보면서 읽으면 더 많은 감동이 있을 것 같습니다.

속 표지에 있는 파란 지문에 손가락을 대고 책 바람을 일으켜 보았습니다.
바람이 보였습니다.
파란색 옷을 입고 환하고 따뜻하게 웃는 소년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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