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떠난 사람들 - 공간을 통해 삶을 바꾼 용감한 다섯 가족의 모험기
최민아 지음 / 효형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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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떠난 사람들 (최민아 / 효형출판)
공간을 통해 삶을 바꾼 용감한 다섯 가족의 모험기

누군가는 스스로 마음에 드는 땅을 찾고 집을 짓는다.
완성된 집, 특히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 집 짓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집도 나도 완숙해진다."
"사람과 집은 함께 변한다."

집 짓는 사람들은 획일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삶을 기획하고 살아낸다.
집은 안식처이고 그것을 넘어 "사회 속 기회균등과 자아실현의 첫 단추"라는데, 작가의 말처럼 "우리의 삶, 일상생활, 사회와 문화, 공동체 의식"은 언제나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책에는 아파트를 떠난 다섯 가정의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 도심에서부터 경기도, 강릉과 세종에까지 다양한 집짓기 이야기와 집주인들의 삶의 변화를 솔직하게 그려냈다.
집에 쏟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집 짓기에 또 도전할까 싶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다시 집 짓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한옥을 리모델링한 경우 두 집, 나대지에 신축한 경우 두 집, 단독주택(로렌 하우스)을 체험한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모두 자연에 더 가까워지고 이웃과의 교제와 서로 돕는 공동체성이 좋다고 한다.

역시 집은 사람이 살고 모이고 즐기고 안식을 누리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잘 할 때, 본연의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나만의 삶의 방식을 잘 만들어봐야겠다는 의지가 솟는다.

*** 발 췌 ***
우리 집의 주인공은 누가 봐도 마당이다. 한 평이 채 안 되는 마당 덕분에 항상 빛이 환하고, 계절의 변화가 늘 와닿는다. 마당을 가지면 하늘도, 바람도, 낙엽도, 민들레 홀씨도 내 것이 된다. 24

인간의 뇌는 객관적 사실을 파악하기보다는 다른 감각을 버무려 같은 면적을 비좁게도, 넓고 쾌적하게도 받아들이는 감성적 존재인가 보다. 44

집과 일터, 만남과 휴식의 공간,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성장의 공간을 모두 합쳤더니 기존과 전혀 다른 풍성한 삶이 펼쳐졌다. 65

역시 하자를 보수하는 데는 집주인의 집념만 한 처방이 없었다. 81

단독주택이 모인 동네에서는 두레, 품앗이란 정겨운 옛말이 되살아난다. 그렇게 이웃과 맺어진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 88

앞서 이야기한 따뜻하고 평화롭고 아늑한 공간은 멀고 험한 투쟁과 눈물 콧물의 산물이다. 126

공간을 지키는 것보다는 지금 여기서 어떤 삶을 사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133

집은 폼 나는 생활을 담는 멋진 공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과 식물, 집 전체를 관리하는 노력에 더해 재활용까지의 생애 주기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136

고통 45, 즐거움 55로 정리할 수 있어. 집은 돈이 없다고 못 짓는 것도 아니고, 돈이 있다고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139

단독주택에서의 삶이란 끊임없이 벌어지는 집 돌보기의 연속이다. 170

아파트를 떠나 공동체 마을을 발견한 생활 속에는 부동산으로 치환되지 않는 더 뜻깊은 가치가 있다. 178

7m가 넘는 아찔한 사다리를 타고 수시로 지붕을 오르내리고 벽을 손봤다. 매번 다리가 후들거린다. 여차하면 저승길로 갈지도 모른다는 비장한 각오와 용기가 내 집 돌보기에는 필요하다. 191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북연구소 #도서출판라북 #크리스천의그림책공부 #라브리그림책독서모임 #효형출판 #아파트를떠난사람들 #최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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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2025.상반기 - 제51권 1호
한국문학사 편집부 지음 / 한국문학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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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320호 (2025년 상반기호)

오랜만이다, 이런 문예지.
한국 문학의 시류에 어설프게나마 몸을 맡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언제서부터인가 번역된 글보다 우리글로 쓰인 작품들에 더 손이 가는 건, 한글과 한국인의 정서가 더 깊이 스며들기 때문일 것이다.
딱 맞는 온도의 목욕물에 몸을 담그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문학 320호에는 이신조, 조성백, 황시운 작가의 중, 단편 소설과 정호승 시인의 신작시와 여러 시인들의 시들, 김미옥 현상에 대한 특별 좌담, 이수경, 조연정, 임정연의 비평들이 다양하게 차려져서 차례만 봐도 배가 부르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그로 인해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고무된 하응백 편집위원의 글이 맨 처음 실렸다.
앞으로 노벨문학상이라는 트라우마를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작가들이 많아질 테니,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는 일이다.

수상은 기쁘지만 한강 작가 이외의 책 매출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현실은 아프다.
그 현실은 한국 영화의 위기와도 결을 같이 한다.
김봉석 작가의 '2024 한국 영화, 정말 위기일까?'에서 한국 영화가 위기를 맞게 된 요인 중 하나로 OTT의 약진을 꼽는다.
편하게, 언제든지, 제약 없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끝도 없이 볼 수 있게 되어버린 것이다.
책 사는 사람도,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사람도 줄었다.
전반적으로 삶이 퍽퍽해서도 그렇고, 젊은이들 수가 줄어서도 그럴 것 같다.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미디어가 달라서일 수도 있다.

그래도 책이라는 물성에 담긴 문학이 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미옥 현상'이 생긴 것처럼, 시대에 적절하고 진심에 진실한 문학이 흥하기를 바란다.
김미옥은 날카롭게 난도질하는 비판이 아닌, 공감하고 칭찬하고 숨겨진 걸 드러내 보여주는 평론가다.
물론 날카로운 비판으로 작품을 더욱 빛내주는 비평도 있으며, 책에 실린 조연정과 임정연의 비평 역시 그러하다.

조연정은 윤은성, 최하연 시집을 중심으로 '우리들의 피맺힌 기도'라는 제목의 비평을 내놓았고, 임정연은 심윤경의 '위대한 그의 빛'과 김금희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비평하며 '시간이 된 장소들과 잔류하는 마음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번 호에서는 대학생 창작교실의 소설 '영원과 일초'(박지혜)와 조성백의 단편소설 '되감기'와 정호승의 시를 비평한 '맺히는 시간'(송현지)을 인상 깊게 읽었다.
다시 한번 쭉 읽어보고 싶은 글들이 많았던 320호, 다음 호가 기다려진다.

* 한국문학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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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둥갈의 모험 - 더 큰 세계를 상상한 호기심 많은 파리 이야기
혀를레이부르 햐르타르손 지음, 라운 플뤼겐링 그림, 최요한 옮김 / 옐로브릭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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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둥갈의 모험 (혀를레이부르 햐르타르손 지음 / 라운 플뤼겐링 그림 / 최요한 옮김 / 옐로브릭)

드넓은 평원에 활기찬 동산,
'으뜸'이라는 도시가 있다.
아이들은 놀고 뛰고 떠들어대고,
어른들은 쓸고 닦고 일하느라 멈추지 않는다.

뜨거운 태양에 언덕이 타고 땅이 갈라진다.
모든 게 시들고, 건조해진다.
으뜸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
지하수를 찾기 위해 땅을 파는 어른들.

그 사이에 개성이 독특하고 발상이 기발한
으뜸의 토박이 둥갈이 있다.
둥갈의 철칙은 "의문을 가져."
둥갈은 그들이 아는 평원이 세상의 전부가 아닐 거라고 외친다.

잔인한 파리들은
아무도 둥갈의 말을 듣지 않고,
헛소리를 집어치우라고 외치고,
'마의 오름'으로 끌고 가 둥갈을 아래로 민다.

둥갈은 돌풍에 날아가 파리 동산 으뜸에서 멀어진다.
둥갈은, 으뜸 도시는 어떻게 되었을까?

ㅁㅁㅁㅁ
1. 처음 보는 아이슬란드 그림책.
2022년 볼로냐 라가치 상 시 부문 스페셜멘션, 2019년 레이캬비크 아동 문학상 수상작.
어린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내용일 수 있으나, 소리 내어 읽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2. 보이는 만큼 알고 딱 그만큼 사는 게 인생?
파리들은 보이는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둥갈은 달랐다.
둥갈이 자기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도시를 떠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발견한 세상을 파리들에게 알려준다.
파리들은 둥갈의 말을 믿었을까?
그들은 분노했고 둥갈에게 고함을 질렀다.
때마침 야생마 스텔라가 나타나 똥을 싸지 않았다면, 둥갈은 또다시 추방당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경험하지 않은 걸 잘 믿지 않고, 또 어쩌면 그게 당연하기도 하다.
경험이 모두 진리는 아니고, 보이는 것만큼 산다고 해서 인생이 괴롭기만 한 것도 아니며, 모든 사람이 꼭 경험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열린 마음이 소중하다.
내 가진 지식이 꼭 옳은 것은 아니며, 다른 사람이 더 진리에 가까울 수 있다는 인식, 그게 열린 마음일 거다.
귀를 닫은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다.
자기주장이 다른 무엇보다 옳다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경직되고 시끄럽고 혼란스럽다.

3. 둥갈의 철칙은 "의문을 가져."이다.
의문을 가지는 자는 십중팔구 괴롭게 산다.
현실이 못마땅하기 때문에, 세상을 거스르는 삶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렇다.

둥갈은 모험을 통해 세상이 경이롭고 충격적인 광경과 활기찬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고 깨달았다.
반면, 그는 새, 짐승, 인간들의 위험천만한 공격과 더위, 폭풍, 서리 등 날씨의 변화와 피로와 고통을 견뎌야만 했다.

그래도 의문을 가지는 자는 더 나은 삶을 지향한다.
그것이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 수 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리뷰를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라브리그림책독서모임 #크리스천의그림책공부 #라북연구소 #도서출판라북 #크공 #똥파리둥갈의모험 #옐로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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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죄종 - 교회를 무너뜨리는 일곱 가지 대죄
권영진 지음 / 세움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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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죄종 (권영진 / 세움북스)

칠죄종, 단어가 낯설지만 가톨릭에서는 칠주선과 더불어 종종 사용되었던 개념이다.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
그 자체가 죄이면서 모든 죄의 근원이 되는 죄악으로,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7가지 대죄이다.
권영진 목사는 칠죄종의 성경적, 시대적 의미를 살펴보고,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칠죄종이 교부들의 착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신약이 기록되었을 때부터 익숙하게 알려졌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이는 칠죄종이 성경에서 기원되며, 성경 속에서 더욱 명확하게 그 의미를 볼 수 있다는 저자의 의도를 보여준다.
아울러 각 교회와 성도들에게 보내졌던 서신들을 통하여 1세기 초기 교회의 상황을 모르고서는 칠죄종의 의미를 오해할 수 있음도 말하고 있다.

공인된 교회가 아니라 박해 받는 초기 교회 공동체의 존속을 위해 칠죄종을 금기시 했음을 주시하고, 역시 고난에 처한 현대 교회가 칠죄종을 버리고 칠주선을 장려하여 다시금 회복과 부흥의 시기를 맞기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녹아 있다.
그는 외적 탄압보다 내적 부패 때문에 교회가 고난에 처했다고 인식하고, 교회 문제의 핵심을 칠죄종으로 지적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저자는 초기 교회의 뚜렷한 계급 구조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를 칠죄종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는 듯하다. 
칠죄종을 개인 영성 차원에서만 다룰 수 없고, 오히려 공동체 영성 차원에서 보아야만 하는 이유이다.

예컨대, 저자는 처음 소개하는 '교만'을 권력(힘)을 다루는 방식으로 보았으며,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서 다른 이들을 차별하고 억압하고 신의 위치에서 판단하고 심판하려는 것이 그 본질이라 주장한다.
그는 두 번째 대죄인 '인색'이 차별과 혐오 문제와 깊이 맞닿아 있음을 꿰뚫어보았다. 이 역시 공동체성을 전제로 한다.
가장 공동체와 멀 것 같은 '나태' 역시 공동체 영성 차원에서 볼 수 있다.
저자는 "자신들의 목적과 입맛에 맞게 교회를 바꾸려고 일부러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과 사도들의 권위를 거부하는 고의적인 모습들"을 나태의 본질로 보았다.

칠죄종은 칠주선의 반대 개념, 즉 칠주선의 부재의 결과로 정리된 것이기 때문에, 칠죄종과 칠주선의 순서는 정확해야 한다.
-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
- 겸손, 자선, 친절, 인내, 순결, 절제, 근면.
철이 철을 벼리듯, 칠죄종과 칠주선은 서로의 의미를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산발적으로 논의되던 칠죄종과 칠주선을 한꺼번에 정리해줘서, 교회 공동체는 물론 여타 다른 기독교 공동체도 아름답게 세워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서평을 하였습니다.

#칠죄종 #권영진 #세움북스 #라북연구소 #크리스천의그림책공부 #크공 #라브리그림책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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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
탁동철 지음, 나오미양 그림 / 양철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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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 (탁동철 / 양철북)

학폭 때문에 도시에서 시골로 강제전학 당했던 주인공 장호가 시골 초등학교에 적응하는 이야기다. 양양 속초에서 초등학교 담임을 하시는, 직접 논농사 밭농사 지으며 자연과 함께 사시는 선생님의 글이라서 그런지 도시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낯설지만 생생하다. 양양 삼태기골의 자연이 그대로 보이고 들려질 듯하다. 특히 다양한 의성어는 오감을 자극한다. 으스스스스 눈 떨어지는 소리, 뿌드득꾸득꾸드득 눈밭을 밟는 소리, 츳츳츳 칫칫 청설모 떠드는 소리, 호르르륵 산개구리 밤늦게 우는 소리.

장호는 할아버지와 산다. 엄마도 아빠도 곁에 없다. 부모의 이혼으로 큰고모에게 맡겨진 장호가 학교에서 학폭 문제를 일으켰다. 아무도 그의 편을 들지 않고 사정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오직 한 분, 할아버지만 장호 편을 들었고, 할아버지는 혼자 사는 시골집으로 장호를 데리고 왔다. 학교에 안 가면 벌금을 내야 한다길래 어쩔 수 없이 장호는 학교에 보내진다.

학교에 간 첫날, 장호는 책상 밑에 들어가 웅크리는 일이 생겼다. 장호의 귀에서는 "말하지 마." "너 같은 것, 너 같은 것, 너 같은 것..."이라는 말이 들렸고, 수많은 손가락이 다가왔다. 어른들은 장호를 비난했고 학교 아이들은 그를 조롱했다. 친척들은 윽박질렀고 장호의 마음은 가시로 가득 찼다. 옛 생각에 갇혀 어둠 속에 있던 장호에게 누군가 손을 내밀며 이름을 불렀다. 장호와 싸웠던 두한이와 이름이 비슷해서 자꾸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두찬'이다.

이 학교, 아니 6학년 반은 참 이상하다. 반 아이들이 회의를 소집하면 회의해야 했고, 거기서 결정된 사항은 선생님도 지켜야 했다. 아이들이건 선생님이건 욕을 하면 삽으로 구덩이를 파야 했는데, 이것도 역시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성 있는 아이들과 장호는 점점 친해지는데...

달력에 'X' 표시를 하면서 빨리 방학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장호는 과연 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었을까?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런 반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다. 무심한 듯 학생들에게 참 배움을 선사하는 선생님과 서로 지켜주고 도와주는 아이들과의 삶은 평생 남아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듯하다. 경쟁과 따돌림, 비난과 조롱이 가득한 세상이라고만 비판하면서, 우리는 실제로 어떤 세상을 만들고 있을까? 우선 학교부터 이런 학교로 만든다면 우리네 삶이 아름다운 방향으로 갈 것 같다.

*** 발 췌 ***
"마음속에 이미 있는 것만 배울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22

할아버지 말로는 빗물에 바닥 파이듯 사람 마음에도 구덩이가 있는데, 좋은 것들이 갑자기 빠져나갔을 때 생기는 거라고, 자기 구덩이에 자기가 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나 같은 것, 나 같은 것' 하며 스스로 후벼 파서 깊어진 구덩이니까 스스로 채워야 한다는데, 어떻게 채울지 모르겠다. 56

이 세상에 내 편이 생겼다. 나도 더욱 좋은 마음을 가지고 친하게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니 가슴이 뭉클했다. 내 속이 뜨거워졌다. 66

진짜 모습을 알라면 그 친구를 보면 안다는구만, 내 평생에 친구라고는 낡아 빠진 망태기하고 지게뿐이니.... 189

할아버지 선물에는 늘 물건과 말이 한 묶음처럼 따라붙는다. 이야기를 품은 물건이라야 귀해지는 거라면서. 191

할아버지 말로는 누구나 가슴에 가시 하나쯤 간직하고 살아가는 거라고, 그게 독이지만 힘이 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 196

발췌 글을 정리하면서 보니, 할아버지의 말씀 속에 천금 같은 지혜들이 녹아 있다. "주는 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사람은 영혼의 크기가 점점 쪼그라져서 콩알만 하게 된다"는데, 나누며 살아야겠다, 자꾸만 웅크리는 사람들에게 손 내밀며 살아야겠다, 이런 다짐을 해본다.

*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감동적으로 읽고 나눕니다.

#장호 #양철북 #탁동철 #나오미양 #라북연구소 #라브리그림책독서모임 #크리스천의그림책공부 #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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