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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2025.상반기 - 제51권 1호
한국문학사 편집부 지음 / 한국문학사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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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320호 (2025년 상반기호)
오랜만이다, 이런 문예지.
한국 문학의 시류에 어설프게나마 몸을 맡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언제서부터인가 번역된 글보다 우리글로 쓰인 작품들에 더 손이 가는 건, 한글과 한국인의 정서가 더 깊이 스며들기 때문일 것이다.
딱 맞는 온도의 목욕물에 몸을 담그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문학 320호에는 이신조, 조성백, 황시운 작가의 중, 단편 소설과 정호승 시인의 신작시와 여러 시인들의 시들, 김미옥 현상에 대한 특별 좌담, 이수경, 조연정, 임정연의 비평들이 다양하게 차려져서 차례만 봐도 배가 부르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그로 인해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고무된 하응백 편집위원의 글이 맨 처음 실렸다.
앞으로 노벨문학상이라는 트라우마를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작가들이 많아질 테니,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는 일이다.
수상은 기쁘지만 한강 작가 이외의 책 매출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현실은 아프다.
그 현실은 한국 영화의 위기와도 결을 같이 한다.
김봉석 작가의 '2024 한국 영화, 정말 위기일까?'에서 한국 영화가 위기를 맞게 된 요인 중 하나로 OTT의 약진을 꼽는다.
편하게, 언제든지, 제약 없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끝도 없이 볼 수 있게 되어버린 것이다.
책 사는 사람도,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사람도 줄었다.
전반적으로 삶이 퍽퍽해서도 그렇고, 젊은이들 수가 줄어서도 그럴 것 같다.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미디어가 달라서일 수도 있다.
그래도 책이라는 물성에 담긴 문학이 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미옥 현상'이 생긴 것처럼, 시대에 적절하고 진심에 진실한 문학이 흥하기를 바란다.
김미옥은 날카롭게 난도질하는 비판이 아닌, 공감하고 칭찬하고 숨겨진 걸 드러내 보여주는 평론가다.
물론 날카로운 비판으로 작품을 더욱 빛내주는 비평도 있으며, 책에 실린 조연정과 임정연의 비평 역시 그러하다.
조연정은 윤은성, 최하연 시집을 중심으로 '우리들의 피맺힌 기도'라는 제목의 비평을 내놓았고, 임정연은 심윤경의 '위대한 그의 빛'과 김금희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비평하며 '시간이 된 장소들과 잔류하는 마음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번 호에서는 대학생 창작교실의 소설 '영원과 일초'(박지혜)와 조성백의 단편소설 '되감기'와 정호승의 시를 비평한 '맺히는 시간'(송현지)을 인상 깊게 읽었다.
다시 한번 쭉 읽어보고 싶은 글들이 많았던 320호, 다음 호가 기다려진다.
* 한국문학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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