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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위로 - 북유럽에서 나를 찾다
이해솔 지음 / 이타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서평단 #도서제공
그가 떠난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다. 너무 지쳐 있었고, 무너진 마음을 붙잡을 그 무엇도 더 이상 주변에 없었다. 모든 것을 열심히 해왔지만, 돌아온 건 공허와 후회뿐. 그런 그가 북유럽이라는 조용한 땅에 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자신에게 단 한 번도 허락하지 않았던 질문들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버티고 있는 걸까.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채윤의 『여행의 위로』는 ‘떠남’으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머묾’에 대한 이야기다. 겉보기엔 아름다운 풍경 속 여행기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 책은 온전히 내면의 고통을 껴안고 살아온 한 남자의 회복기이다. 노르웨이에서 덴마크까지, 그가 걸은 도시마다 애써 덮어두었던 상실과 죄책감, 자기혐오가 하나둘씩 얼굴을 드러낸다.
그는 여행지에서 눈부신 풍경보다도 오히려 흐린 하늘, 낯선 버스 정류장,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조용한 카페에서 더 깊은 위로를 받는다. 마음의 소음을 덜어낸 자리에 고요가 찾아오고, 그 고요 속에서 그는 마침내 ‘자신’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한다.
읽는 내내 울컥한 순간이 많았다. 특히 어린 시절의 상처와, 가족에 대한 애틋하고도 아픈 고백들은 쉽게 넘길 수 없었다. 그가 마음속 가장 어두운 방까지 독자에게 열어주는 용기, 그 진심이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다.
『여행의 위로』는 말 그대로, 삶이 조금 버거운 이들에게 가장 조용하고 따뜻한 방식으로 말을 건넨다. “괜찮다고, 너의 고통이 너만의 것이 아니라고.” 이 책을 덮는 순간, 나도 어느 한 계절을 무사히 통과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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