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에 읽고, 두번째 읽은 책..위트 있는 대사들때문에 재밌다.캐릭터들이 살아있다.그러면서도 인간애를 놓지 않는다.자꾸 정유미가 오버랩되는 걸 보면 이경미 감독이 안은영 캐스팅은 정말 잘 한 것 같다.
버지니아 울프의 책은 어렵다.‘의식의 흐름 기법‘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책을 읽어도 읽은 것 같지않은 찜찜함을 남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고전이 틀림없다. ‘댈러웨이 부인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지금과 다를까?‘ ‘삶과 죽음은 한 끗 차이인가?‘라는 의구심은 남는다. 영화 <디아워스>와 함께 보기를 강추
구세대 도롱뇽들과 젊은 도롱뇽들 사이에서 치열한 이데올로기분쟁이 빚어졌다는 사실을시사하는 증거들은 몇 가지 들 수 있다. 젊은 도롱뇽들은 거침없이 모든 규제에서 벗어나 진보 일변도로 내달리는 입장을 지지했다. 진보는 필연이며, 아무리 수중이라도 축구, 추파, 파시즘과 성적 도착을 비롯한 육지의 문화를 무조건 따라잡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반면 구세대 도롱뇽들은 자연적 도롱뇽주의에 보수적으로 집착했고, 정든 옛 동물적 습관과 본능을 포기할 수 없다며 젊은 도롱뇽들과 맞섰다. 그들은 새로운 것이라면 열에 달떠 쫓아다니는 젊은이들의 행태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그런 짓을 퇴폐적인 현상이자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도롱뇽의 이상을 배신하는 행위로 간주했다. 또한 오늘날 분별없는 젊은이들이 그처럼 맹목적으로 굴종하는 외세에 대해서도 격한 분노감을 드러냈으며, 인간들을 원숭이처럼 흉내 내는 짓이 당당하고 자존감있는 도롱뇽의 품격에 걸맞은 일인지 따져 물었다. 마이오세로 돌아가자!>, <인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자!〉, 〈순수한도농다움을 위해 싸우자!>를 비롯한 구호들이 등장하는 광경이 눈앞에 선히 그려진다. 물론 이 골 깊은 세대 간 의견 충돌 및 도롱뇽 진화 과정에서의 심오한 영적 혁명에는 온갖전제 조건들이 따라붙는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여기서 낱낱이 설명학 수 없다. 그저 도롱뇽들이 이러한 갈등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 냈ㄱㅣ를 바랄 뿐이다. - P261
공간을 소유하는 것은 자리를 점유하는 일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만큼이나 ‘나의 자리는 어디인가?‘ 하는 물음이 나에게는 중요했다. 집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집에서의 내자리를 인식하는 일이었다. 사회도 물리적으로는 하나의 거대한 장소이므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나의 위치도 자리의 문제였다. 이것은 하나의 화두가 되었다. 넓게는 이 세상에서, 좁게는 이 집에서 나의 자리는 어디인가? - P130
진보는 반동을 부른다. 아니 진보와 반동은 손을 잡고 온다. 역사의 흐름은 때로 분류가 되지만 대개는 맥빠지게 완만하다. 그리하여 갔다가 되돌아섰다가 하는 그 과정의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희생은 차곡차곡 쌓이게 마련이다. 게다가 그 희생이 가져다주는 열매는 흔히 낯두꺼운 구세력(舊勢力)에게 뺏겨버리는 것이다.하지만 헛수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런 희생 없이는 애당초 어떠한 열매도 맺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도 직선적이지도 않다.이 사실을 정말로 이해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쁘라도 미술관이내 마음을 암담하게 만드는 것은, 벨라스께스나 고야를 바라보고있는 중에 이 간단치 않은 이해를 무조건 강요받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P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