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제의 교과서

EBS 60분 부모 : 행복한 육아 편
EBS 60분 부모 제작팀 지음 / 경향미디어 / 2012년 5월

EBS에서 방영되는 동안 즐겁고 유익하게 보았던 프로그램 내용이 책으로 나와서 정말 반가웠다. 텔레비전에서 볼때 많이 공감하고 배우는 것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시청할 때 공감 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책으로 이렇게 나왔으니 오랫동안 기억되고 학습될 수 있어 정말 좋은 것 같다.

아이가 없는 사람도 읽어두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뭐 아이를 키우는 과정 뿐 아니라 삶의 행적이 아이가 있고 없음에 따라서라기 보다 이 책을 통해 느껴지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야 분명 교과서 같은 책으로 읽혀질 것이다.

이 책의 큰 장점이라면 뭐니해도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내용이다 보니 그 실제적 과정의 실험 결과로 알려지는 내용의 정확성과 의외성일 것이다. 일반 아동에 관한 책들은 여러 학문적 이론이 바탕되어 훌륭히 써졌지만 이 책은 이미 아이들과 부모의 실험을 통해 인지되고 경험되어진 내용을 텔레비전에서 쉽게 풀어준 내용이기 때문에 책으로 나왔음에도 그 내용이 자연스럽고 쉽게 와닿는다. 어려운 이론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바라보는, 키우는 부오에게 정말 쉬운 언어와 설명으로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또한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 부분을 놓치지 않고 어쩌면 그렇게 세밀하게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지 그런 세심함이 더욱 책을 읽는데 즐거움을 더해준다. 신체적 변화를 알지 못한 채 정신적 선, 인격, 성품을 강조하는 교육이 참 많다. 그 어느것도 치우침 없이 골고루 삶이 묻어날 때 효과적이고 올바른 양육이 될 것이다.

아이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특히 양육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엄마의 역할과 학습에도 이 책은 많은 할애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손에 멀지 않은 곳에 두고 늘 가까이 할 책이다.

별을 준다면 열 개가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구성, 편집... 물론 그 내용이야 더할 말이 필요없을 정도이고.

새로운 시각의 도전과 응용은 시대가 바뀌는 양육의 방법에 분명 큰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책을 읽은 후 주변에 많이 소개했던 책이다.

재미있는 중국 고전 읽기

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 - 한 권으로 시작하는 동양고전 핵심 명저 25
신정근 지음 / 동아시아 / 2012년 5월

이 책은 동양고전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책이다. 단순히 이렇게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설명에 의하면 동양 고전 25책을 팔경, 오서, 십이자로 나누어서 그 내용을 살피고 있다는데 책을 읽다보면 이런 구체적 주제는 잊게 된다. 그냥 그 내용에 푹 빠지게 된다.

팔경이 무엇인지, 오서가 무엇인지, 십이자가 무엇인지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말들인데 팔경은 주역, 시경, 서경, 예기, 춘추, 악경, 이아, 효경을 말한단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주역과 시경, 춘추 정도만 들어본 이름들이다. 그러니 중국 고전이라면 논어 맹자 뭐 이런 것들만 들어 알던 내게 이 책은 정말 또다른 세상을 인도해주었다.

이 책을 정말 강추한다. 고전 하나하나의 토를 달아 연구, 설명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그런 연구서를 읽게 된다면 지레 지루하고 어려워서 읽기가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재미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먼저 꼭 읽은 후 여러 고전을 읽었음 좋겠다.

중국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전쟁을 통해 나라가 세워지고 합쳐지고 쪼개지기를 반복한 나라이다. 그러니 문자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그 역사를 기록한 것들이 오죽 많을까.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일제 강점기 같은 것이 없었으니 역사물을 잃었을, 수탈 당한 것들도 비교가 안될 것이다. 그러니 그 방대한 문헌들이 이어져 내려오면 고스란히 역사의 희비를 담고 있는 책들의 가치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예로 분서갱유란 말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단순히 책들을 모아 불태웠던 시기가 있었다는 정도로 알았는데 그 자세한 배경과 그것으로 인해 [서경]이 어떻게 전해지게 되었는지, 그들도 깨닫지 못했던 오류를 조선학자 정약용이 진본과 위작을 밝혀내는 이야기 등은 이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을 자아나게 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글이 어렵다면, 전공인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어려운 책, 저자의 연구서에 그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어려운 내용들, 읽는 내내 저자의 오랜 연구의 시간 깊이를 느끼게 하는 방대함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것에서 신정근 교수님의 필력 또한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난 정말 이런 책이 좋다. 학자다운 깊이의 내용에 글 또한 막힘없이 술술 잘 읽혀지는 책! 사실 신정근 교수님의 약력만 보고 대단한 분이구나 했다. 앞으로 이분의 책들을 계속 읽어나갈 것이다. 그만큼 내게 이 책은 뺏기기 싫은 책으로 읽혔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동양고전을 제대로 모르던, 어렵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한다.

어려운 고전이지만 도전할만한 책

단테의 비밀서적
프란체스코 피오레티 지음, 주효숙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5월

오래간만에 손에 든 추리소설. 더구나 고전 단테의 [신곡]을 소설화 했다는 것에 마음이 설레였다. 어릴 적 신곡을 펴들었다가 너무 어려워서 덮었던 기억이 있던 나는 소설로 새롭게 풀어가는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그간 읽었던 추리소설들은 너무 가벼운 내용들의 것들이었나 보다. 일단 이 책은 가볍지 않다. 내게는 왠만한 역사책보다 어렵게 느껴져서 읽는 시간이 길었고, 집중하기도 힘들었다.

결론은 책을 덮을 때쯤이면 단테의 [신곡] 원작을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였다. 그리고 사실 '단테'라는 유명 시인 이름만 알던 내게 이제 나도 이름만이 아니라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혹시 몰라서 이 책을 읽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네이버에서 찾은 단테의 소개 주소를 남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631831

먼저 단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난 후 읽게 된다면 분명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전체적으로 이 책의 분위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초반 의아함과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다빈치 코드] 같은 경우는 이미 대중에게 성경이 아니라 하나의 영화처럼 알려진 내용을 소설화 한 것이 감성을 자극하여 사실처럼 다가왔기에 쉽게 읽혀졌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책 역시 14세기, 내가 알지 못하는 유럽 역사 속에서 실제 이야기처럼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이 좀 어렵게 느껴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 글의 작가가 전문적인, 단테 연구자이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이 그만큼 역사에 충실함을 두고 쓰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단테의 죽음이 객사였음이, 그의 삶이 정치적으로 치열한 전쟁, 망명 등 거칠고 고단했던 삶 자체가 단테에 대한 연구를 하게 하기도 하겠지만 아마도 그런 삶에서 나온 작품이기에 더욱 추리소설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추리소설이 살인을 위주로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면 이 책은 그런 원초적 인간의 탐욕을 넘어 좀더 거대한 세계적 역사 시각을 갖게 해주며, 또한 그래야만 가까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신곡] 안에 십자군의 비밀지도를 찾아내어 단테의 죽음과 13곡의 시편에 대한 연관성을 찾아 많은 등장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어 풀어가는 과정은 익숙하지 않은 초반의 전개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시인의 딸 베아트리체 수녀가 가장 인상 깊지만 이 책을 정리하여 소개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신곡]이 미완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일까 자꾸 이 책 역시 읽는 이로 하여금 말줄임표를 남기게 한다.

각주까지 꼼꼼하게 읽게 하는 소설

무신 1
류은경 소설, 이환경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12년 5월

현재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무신]을 소설로 읽었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것을 책으로 읽을 때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에는 책도 재미있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드라마 초반 블록버스터급 검투사(?)들의 장면이 워낙 인상 깊어서 드라마는 아예 남성 위주의 내용이려니 생각하고 관심없었는데 소설로 읽으니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각주까지 꼼꼼하게 읽게 만든것은 아무래도 소설가의 힘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 여러 편의 역사소설을 읽었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 책처럼 각주처리를 달아서 책 내용의 중 모르는 단어나 배경을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술술 읽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시대의 이야기이니 만큼 작가의 꼼꼼한 배려는 독자들을 더 즐겁고 작품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이 책은 조선시대도 아닌 고려시대.

고려에서 조선으로 국호가 바뀌면서 아무래도 고려시대의 많은 사료가 남지 않았을 테고 조선조보다는 훨씬 오래된, 격동기여서 그 자료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으리란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설을 통해서라도 쉽게 그 시대를 알 수 있게 되어 더욱 즐거웠다.

또하나 책을 읽으며 조선조 시대의 노비라는 이름보다 책에서 말하는 노예라는 표현이 마음에 아프게 다가왔다. 아직 1권을 읽은 것이 전부여서 30년 몽고항쟁 기간을 다 머리에 그리기는 어렵지만 책 속 주인공들의 신분에 의한 좌절이나 권력에 의한 음모 등은 본격적인 몽고항쟁의 이야기 못지 않게 재미있다.

아쉬운 것은 최우의 딸 송이의 내용이다. 1권 이후 그녀의 모습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인물묘사처럼 바뀔지 대략 상상을 해보지만 문득 신라의 진성여왕을 생각하게 했다. 남자들의 눈, 남자들의 시선으로 그린 역사는 대부분 남자를 압도하는 여자에게 이런식으로 남자를 같다 붙인다는 식의 내용들이 아쉬웠다. 물론 그것이 역사에 기록된 그대로일 지라도 정말 그것이 사실일까?라는 의구심이 크게 든다.

노예에서 승려로 다시 고려 최고의 지위에 오르는 주인공보다 그 주변을 맴돌게 되는 인물들의 관계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책을 읽는다면 더 긴장감 있는 스토리와 대화들을 품게 되리라 생각한다. 다시한번 역사소설의 재미에 빠지게 한 책이다.

끝으로 궁금증이 남는다. 이환경 극본, 류은경 소설-로 되어 있는데 두 작가 모두 역사 드라마로 정말 유명한 분들이시다. 그런데 책 앞에 극본과 소설로 되어 있으면 이 책은 누가 쓴 것으로 보는 것일까? 사실 책을 손에 든 순간부터 무척 궁금했던 건데... 딱히 설명이 없어서 더욱 궁금해진다^^

무지개 원리를 읽고

무지개 원리 - 개정증보판
차동엽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4월

내가 이 책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들은 것은 천주교 성당에 다니는 친구에게서 부터이다. 어찌나 책을 권하던지 처음에는 좋은 이야기들을 늘어 놓으며 [~그렇게 하라] 식으로 많이 나오는 책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우소교양도서로, 추천도서로, 베스트셀러로 제목이 알려지면서 저자에 대해

문득 예전에 나왔던 류시화 시인의 [101가지 이야기] 책이 생각난다. 그 책이 히트를 치자 그와 비슷한 책들이 그 후 참 많이도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 종류의....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며 잠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책인것 같다.

이 책의 틀린 점이라면 전문적인 글쟁이나 어떤 특정 계기를 통해 글을 쓰고 출판하게 된 것이 아니라 저자가 평소 글과 말, 행동으로 함께 한다는 점에서 내게는 더 친숙하게, 잔잔하게 다가왔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생의 무지개를 쫓는다. 하지만 대부분 무지개라하면 허풍이나 허황된 꿈을, 자신의 여건과 한계를 뛰어넘어 할수있다!라는 희망을 불어넣기에 급급한 것 같다. 말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이 책도 일정부분 그렇게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데 왜 자꾸 고개가 끄덕여지고 수긍이 갈까? 아마도 저자에 대한 신뢰가 책을 읽기에 앞서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생각한 내 인생의 무지개 원리는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이다. 내 생각대로 말하고 행동해야지 환경에 따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때로 힘들어서 원망하고 낙담하던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책을 읽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내 인생에 무지개가 뜰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책을 읽기를- 특히 [치유, 악순화 고리 끊기]부분은 일상생활에서 누적되는 내 삶의 발목을 붙잡는 것들에 대해 짚어보게 하고 그것을 극복하도록 몸부림 치게 만든다.

마치 동화책을 읽듯, 선생님의 따뜻한 조언을 읽듯, 신부님의 설교를 듣듯... 아프지 않은 말로 아프게 변화하고 싶게 만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