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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 1
류은경 소설, 이환경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현재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무신]을 소설로 읽었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것을 책으로 읽을 때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에는 책도 재미있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드라마 초반 블록버스터급 검투사(?)들의 장면이 워낙 인상 깊어서 드라마는 아예 남성 위주의 내용이려니 생각하고 관심없었는데 소설로 읽으니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각주까지 꼼꼼하게 읽게 만든것은 아무래도 소설가의 힘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 여러 편의 역사소설을 읽었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 책처럼 각주처리를 달아서 책 내용의 중 모르는 단어나 배경을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술술 읽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시대의 이야기이니 만큼 작가의 꼼꼼한 배려는 독자들을 더 즐겁고 작품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이 책은 조선시대도 아닌 고려시대.
고려에서 조선으로 국호가 바뀌면서 아무래도 고려시대의 많은 사료가 남지 않았을 테고 조선조보다는 훨씬 오래된, 격동기여서 그 자료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으리란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설을 통해서라도 쉽게 그 시대를 알 수 있게 되어 더욱 즐거웠다.
또하나 책을 읽으며 조선조 시대의 노비라는 이름보다 책에서 말하는 노예라는 표현이 마음에 아프게 다가왔다. 아직 1권을 읽은 것이 전부여서 30년 몽고항쟁 기간을 다 머리에 그리기는 어렵지만 책 속 주인공들의 신분에 의한 좌절이나 권력에 의한 음모 등은 본격적인 몽고항쟁의 이야기 못지 않게 재미있다.
아쉬운 것은 최우의 딸 송이의 내용이다. 1권 이후 그녀의 모습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인물묘사처럼 바뀔지 대략 상상을 해보지만 문득 신라의 진성여왕을 생각하게 했다. 남자들의 눈, 남자들의 시선으로 그린 역사는 대부분 남자를 압도하는 여자에게 이런식으로 남자를 같다 붙인다는 식의 내용들이 아쉬웠다. 물론 그것이 역사에 기록된 그대로일 지라도 정말 그것이 사실일까?라는 의구심이 크게 든다.
노예에서 승려로 다시 고려 최고의 지위에 오르는 주인공보다 그 주변을 맴돌게 되는 인물들의 관계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책을 읽는다면 더 긴장감 있는 스토리와 대화들을 품게 되리라 생각한다. 다시한번 역사소설의 재미에 빠지게 한 책이다.
끝으로 궁금증이 남는다. 이환경 극본, 류은경 소설-로 되어 있는데 두 작가 모두 역사 드라마로 정말 유명한 분들이시다. 그런데 책 앞에 극본과 소설로 되어 있으면 이 책은 누가 쓴 것으로 보는 것일까? 사실 책을 손에 든 순간부터 무척 궁금했던 건데... 딱히 설명이 없어서 더욱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