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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할아버지의 축축 골짜기 대모험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6
이시카와 모토코 지음, 김소연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그림책을 펼친다.
아이가 책 제목을 보더니
“어제 말린 버섯 할아버지 이야기네요? 속편이예요?”
“어쩜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이 그림책은 『으라차차! 버섯 할아버지』와 같은 주인공의 그림책이다.
어느 것을 먼저 읽든 상관은 없지만 『으라차차! 버섯 할아버지』를 먼저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버섯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읽으면 더 쉽기 때문이다.
햇볕 쬐기를 좋아하는 말린 버섯 할아버지
바람이 불자 그만 날아가 버린다.
축축한 골짜기가 있는 곳까지 날아온 말린 버섯 할아버지.
이 골짜기는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갈 수 없다는 골짜기.
“할아버지 어떻게 하지?”
내가 던진 한 마디에
“괜찮을 거예요. 할아버지가 주인공인데.”
대꾸하는 아이는 이제 그림책 작가가 다 되었다.
물에 빠져 버린 할아버지, 그런데 너무 즐거운 표정이다.
물이 따뜻한 온천이었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너무 좋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몸이 점점 더 커진다.
너무 젊게 변했다.
허둥지둥 물 밖으로 나오는 할아버지가 쉬려는 찰나.
커다란 민달팽이가 할아버지를 덮치려 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버섯 마을 아이들!
힘도 없는데 할아버지를 위해 돌격한다.
싸리버섯은 낙엽을 흩날리고,
달걀 버섯은 민달팽이 주위를 빙빙 돌고,
그물 버섯이 민달팽이 몸을 비빈다. 미끄럽게 하기 위해.
하지만 모두 소용이 없다.
오히려 모두가 민달팽이에게 잡혀 버렸다.
“이때 누가 나타났을까?”
“당연히 말린 버섯 할머니죠.”
맞다. 말린 버섯 할머니가 날아왔다.
“당장 그 아이들을 놓아줘.”
그러고선 주먹을 꽉 쥐고 갓 꼭대기에 힘을 팍 준다.
“엄마, 할머니도 괜찮을까요?”
이야기를 읽어 나가자 아이가 하는 말.
“역시 주인공은 주인공이야.”
대꾸해 주는 이 맛에 아이와 그림책을 읽는다.
민달팽이가 말린 버섯 할머니를 먹으려하자.
“딱 딱 딱” 소리가 들린다.
너무 말라 민달팽이는 이가 아프고 그만 달아난다.
할아버지와 아이들은 따뜻한 온천을 즐기고
할아버지는 나뭇잎에 할머니와 아이들을 태우고 집으로 향한다.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마른 버섯의 딱딱함을 적용하니 이야기가 더 풍성해진다.
사물의 특성을 잘 살린 작가의 아이디어가 대단하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재치 있는 장면들이 담겨있다.
생활 주변에서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이야기에 인성을 담았다.
버섯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강조하지 않아도 된장찌개에 버섯을 넣어달라고 한다.
버섯 할아버지처럼 힘이 세지게.
친근한 할아버지 할머니를 등장인물로 버섯의 특징을 인물의 성격에 잘 담아놓은 저자의 상상력이 가득 담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