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종종 이런 말씀을 하신다.
“나는 잠자다가 소리 없이 조용히 죽는 것이 소원이다.”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실 때마다 젊었을 때는 화를 냈었다. 죽는 이야기 한다고.
그런데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니 어머니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나도 잘 죽고 싶다.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잘 죽으려면 선행을 많이 베풀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선행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착한 일을 많이 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며 유연하게 지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의사이면서도 아름답던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는 것을 보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점, 그렇지만 가족이 모두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자신들의 삶 속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 점에서 배울 점이 많았던 책이다.
작가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20가지 습관과 치매를 피하는 7가지 습관에 대해 작가의 경험과 환자를 보고 깨달음 점을 설득력 있게 적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한 가지는 방송이나 신문기사를 너무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다. 요즘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건강에 대해 너무 많은 내용들을 알려준다. 그러다보니 영양제가 좋다면 너도나도 영양제를 먹고, 양파가 좋다면 양파즙을 먹는다. 다양한 쏟아지는 정보를 믿고 실천해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작가는 너무 방송이나 신문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100% 믿기보다는 개인마다의 차이가 있기에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정도로 이해하라는 한다. ‘과유불급’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건강을 챙긴다면서 오히려 건강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작가의 설명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늙음을 인정하고,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것이 건강을 잘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병에 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작가의 말이다. 우리는 병이 걸리면 두려워한다. 그러나 병에 걸려 치료를 받고 내가 신경 쓰며 관리를 한다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고 한다. 건강에 자신만만한 사람이 오히려 큰 병에 걸려 힘들어 하는 모습을 주위에서 종종 보기 때문이다. 병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친구처럼 대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치매에 걸리지 않기 위해 몸 움직이기, 손끝 사용하기, 표현하기, 자원봉사하기, 할 일 찾기, 사교적이기, 초기치매에도 할 수 있는 것 찾기의 7가지를 지키라 한다. 혼자생화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할 때 건강을 지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 활동적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책이나 신문을 좋아하는 사람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하니 책도 보지만 타인과의 관계도 소중히 여겨야 함을 알게 되었다.
암이 치매보다 낫다는 말! 그만큼 치매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지금부터 챙겨서 지켜나가야겠다. 이 책을 통해 살아가면서 나이를 잘 먹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