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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조제핀
클로에 알메라스 지음, 이정주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24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토들러(영유아) 부문에서 스페셜 멘션을 수상한 그림책이다.
심사 위원들은 "삽화를 통해 시각적·시적 친밀감을 선사한다."고 극찬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 그림책은 그림이 주는 힘이 크다.
작가 클로에 알메라스(Chloé Alméras)는 프랑스 파리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작가로 영화, 사진, 연극, 무용, 독서, 자연 등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색채와 안정감 있는 구성으로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는 평을 받는다.
이 그림책은 호기심 많고 엉뚱한 기린 '조제핀'이 세상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지에서 만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조세핀은 무척 귀엽고 발랄한 모습이다.
무엇을 쳐다보는지 궁금해진다.
이 그림책은 앞 면지와 뒤 면지가 다르다.
앞 면지의 하늘이 밝은 낮이라면 뒤 면지의 하늘은 별이 가득하다.
조세핀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상 탐험을 하나보다.
조세핀은 파란 하늘을 향해 긴 목을 쭉 내민다.
그리고 초록 풀밭에 발굽을 내딛는다.
'아직 어린 기린인가?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인가? 그렇다면 엄마 기린이 옆에 있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긴다.

전나무를 만나 인사도 하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논다.
물에 둥실 떠다니기도 하고,
바람에 일렁이는 숲도 좋아한다.
돌아다니며 본 것은 모두 친구가 되고, 자연을 즐길 줄 안다.
멀리서 보이는 큰 산도 바라보고,
가까이 있는 작은 돌들도 세어본다.
그러다 문득 혼자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호기심이 많은 기린 조세핀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가을을 상상한다.
그리고 봄꽃도 머릿속에 그려본다.

조세핀은 자연을 새롭게 경험하며 감탄을 한다.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조세핀이 좋아하는 것이다.
이 그림책은 좌우 페이지에 위와 아래, 겉과 안, 크고 작음 같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아이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게 한다.
문장은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조제핀이 간 간 길은 철학적으로 다가온다.
조세핀이 걸어 온 시간은 그림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한다.
조세핀을 따라가기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생각 없이 지나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한다.
세상을 호기심으로 탐험하는 즐거움, 바쁜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갔던 계절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게 한다.
이 그림책을 어린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아이에게는 상반되는 개념을, 어른에게는 놓친 일상을 되돌아보게 할 것이다.
마지막 문장에 가슴에 남는다.
"이 모든 것들 중 조세핀이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감탄하는 것이랍니다."
조세핀처럼 오늘은 어제보다 세상을 감탄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