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달팽이 미래그림책 192
리나 레텔리에르 지음, 김서정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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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 습기가 있는 화단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달팽이, 집을 이고 다닌다는 달팽이, 우리에게 공격적이지 않아 두려움이 적은 달팽이에 대한 그림책이다. 그런데 제목에 의아한 점이 있다.

 

집이 없다? 그러면 장애 있는 달팽이에 대한 이야긴가? 아님 집을 잃게 된 달팽이에 대한 이야기?’

 

제목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표지를 살펴본다.

 

빨간 장화 속에 더듬이를 내놓고 밖을 살펴보는 달팽이에게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이 책은 칠레 산티아고에서 태어나 매혹적인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고 있는 리나 레텔리에르 작가 그림책이다. 그림은 단순하지만 강렬한 색 대비와 검정 바깥선이 그림에 눈길을 가게 한다.

 

앞과 뒷 면지에는 굵은 줄이 그려져 있다. 예상을 해보니 아마도 달팽이가 지나간 길인듯 하다. 어디 어디를 갔을까?

 

집 없는 달팽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엄마의 보금자리인 화분에서 살고 있다. 두 살이 되는 생일날, 중대한 결정을 한다.

나한테 맞는 집을 찾아야지.’

이제 두 살인데 독립을 한다니, 그리고 그런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니 자기주도적인 삶을 추구하는 달팽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맞는 집을 찾아 나서는 달팽이.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예쁜 나무집에 자리를 잡지만 집이 너무 큰 것인지 행복하지 않다. 바다 풍경이 보이는 아늑한 집을 찾았지만 습기와 바닷바람 때문에 다른 나라로 간다. 침실이 오백 개나 되는 어마어마한 성에 터전을 잡지만 유령이 나올까 두렵다. 햇빛 찬란한 피라미드도 너무 더워 바싹 말라 부서질 것 같다. 신선한 공기를 찾아 헤매던 중 만난 집은 이글루다. 모두가 하얀 세상은 좋았으나 또 떠나야 했다. 우리도 살다 보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마치 달팽이의 모습처럼.


 

어디로 갈지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절망에 빠진다.

이 세상에는 내 자리가 아무 데도 없는 것 같다.’

엄마가 있는 화분으로 돌아가고 싶어 엉엉 울다가 자신의 몸에 있는 작은 문을 발견하게 된다. 여태껏 몰랐던 것이다. 살짝 문을 열어보니 내가 지금까지 찾았던 집이다. 바로 내 집이다.

사람들도 자신의 내부에 있는 좋은 집을 알아보지 못하고 항상 남의 기준에 맞는 집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와 함께 읽는 그림책이지만 오히려 어른이 내게 깊은 생각을 남긴다. 우리의 성장의 모습이 달팽이처럼 맘에 드는 자신의 집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닐까? ‘집 없는 달팽이제목이 주는 의미를 그림책을 읽으며 이해하게 된다. 결국은 자신의 집을 찾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하며 행복은 자신의 집을 찾을 때임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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