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괴짜 친구에게 고정순 그림책방 2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 가드를 올리고를 만난 후 좋아하게 된 고정순 작가의 새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에는 작가가 좋아하던 글렌 굴드의 음악가로서의 열정과 고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글렌 굴드는 뛰어난 연주 솜씨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는 음악가로서의 열정을 기이한 행동으로 여기고 비난하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이런 모습들을 수채화가 아닌 유화로 표현하며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음악가의 삶의 깊이는 표현하는 것 같다.


 

글렌 굴드는 어려서부터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호숫가를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과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생각도 행동도.

숲을 지나며 나뭇잎과 풀벌레, 바람결이 다양한 소리는 자신을 위해 연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호숫가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 피아노를 치는 것이 더 좋았다.

건반 하나하나의 소리에 집중했다.

우리가 말하는 음감, 청감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특출했던 것이다.

그러니 소리가 주는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음의 숨바꼭질이라는 놀이에서는 한 번도 진적이 없다.

글자보다 악보를 먼저 읽은 글렌 굴드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화려한 조명 아래서 연주하는 날이 많아진다.

사람들이 환호가 들리는 연주회 날에도,

사람들의 환호가 없는 날에도 연습을 멈추지 않는 연주가가 된다.


 

피아니스트에게는 자신의 음의 세계를 전달하는 손이 중요하기에 손이 다칠까봐 여름에도 장갑을 끼는 글렌 굴드를 사람들을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소문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더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관객들의 박수 소리는 커져만 간다.

그런데 글렌 굴드는 깨닫는다.

전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 앞에선 광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숲길을 걷는다.

어릴 적 자기가 들었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풀벌레의 자기만의 목소리,

어릴 적 들었던 숲의 소리가 들린다.

멀리서 아이들이 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자신과 반대 방향으로 달리던 아이들.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답을 찾은 것이다

어릴 적 반대방향으로 걸었던 글렌 굴드는 아이들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다.

더 이상 피아노 선율을 들을 수 없었지만,

그 선율이 그립지만

글렌 굴드의 행복을 막을 순 없다.

반대방향의 길을 유화로 무게감 있게 표현했다면 자신의 행복을 찾는 부분은 부드러운 가볍과 밝음이 가득하게 표현되어 있다.

 

고정순 작가가 아마도 글렌 굴드의 삶을 이해하기에 작가가 좋아하는 음악가의 삶을 작가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나보다. 고정순 작가를 통해 낯설었던 음악가를 알게 되었고 나도 그의 음악에 심취해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