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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3년 5월
평점 :
『폭풍우 속에서』 그림책을 만났을 때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했다. 그래서 볼로냐 라가치 상 픽션 부분 우수상을 받은 『금요일엔 언제나』를 다시 만나며 작가의 그림책을 즐겨보게 되었다. 색의 어울림과 그림이 재미있고 세련되게 표현되고, 글도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의 신간에 반가웠다.
그림책이치고 두께가 있다. 공상과학영화 한편이 그림책 속에 담긴 것 같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요즘, 이 그림책의 내용으로 아이들과 아야기를 하니 자신의 생각을 끝없이 쏟아낸다.
“저도 그림책처럼 눈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빅스처럼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그래도 편한잖아요.”
“요즘 공부하는데 힘이 드나보네.”
자연스레 아이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 준다.
주인공 빅스는 외롭다.
도시에서는 눈들이 사람들을 도와준다.
반면 빅스는 눈들이 도와주는 것이 싫다.
그래서 늘 혼자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빅스가 이해되지 않는다.
읽기도 재미없고 학교에서의 시간도 느릿느릿 간다.
우연히 한 번도 본적 없는 쥐를 만나고 낯선 지하의 세계로 빅스를 데려간다.
쥐가 데려간 곳은 도서관이었으며 빅스는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게 된다. 책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텅빈 지하의 도시를 보면서 궁금증이 생긴다.
“지하에 살던 사람은 다 어디로 갔을까?”
시간이 흐르자 가족이 그리워진다.
지하의 세계가 그리운 빅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하의 세계를 알려준다.
그러면서 감시하고 사람들을 무능력하게 만드는 눈들을 제거한다.
책이 사라진 세상과 책이 존재하는 세상의 비교를 통해 책의 중요함을 알게 한다.
우리가 보던 공상영화의 장면들이 그림책에 담겨있다.
삶의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람의 생활이 달라진다.
문명 발달의 모든 것이 이로운 것만이 아님을, 그래서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함을 저자는 이 그림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나보다.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우리의 삶의 주도성을 잃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한다.
“지금도 눈이 필요할까?”
“내가 하기 싫은 것들은 눈이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되지만, 나의 성장을 위해서는 스스로 하는 것이 많아야 한다는 것은 알아요.”
그림책을 통해 아이의 생각을 들으니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