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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꽃이 될 수 있었던 건 ㅣ 미운오리 그림동화 7
히도 반 헤네흐텐 지음, 김여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5월
평점 :
꽃을 선물 받으면 행복하다.
예쁜 꽃들의 색이 전하는 화려함과 향이 전하는 소박함이 어울려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때, 꽃들이 놓임으로써 내 주변이 화사해 질 때 기분이 UP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색과 모양의 예쁜 꽃들로 가득한 표지의 이 그림책을 만날 때도 꽃 선물을 받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아이와 함께 즐겨있던 그림책 『내 귀는 짝짝이』의 작가 ‘히도 반 헤네스텐’의 작품이어서 더 반가웠다.
보일 듯 말 듯 작은 씨앗 하나가 바람에 실려와 뿌리를 내렸다.
무척 캄캄한 땅 속에서 웅크리며 기다렸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싹이 트고 자랄 때까지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이 과정이 가장 힘들 때이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어느 날, 해가 나에게 뽀뽀해준다.
초록 꽃받침이 떨어져 나가고 마침내 꽃으로 활짝 태어나게 된 것이다.
내 주변에는 엄마도, 아빠도, 언니와 오빠들도 있다.
무지개 빛 아름다운 꽃들이 둘러싸고 있다.
모두 내 친구들이다.
난 혼자가 아니다.
“우린 여기 왜 여기 서 있어요?”
“꽃은 세상에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한단다. 모두가 꽃을 사랑하지. 그래서 우리가 여기 있는 거야.”
엄마의 대답은 아이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전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귓속말을 해 주었다.
“너는 세상에 따뜻함과 사랑을 선물할 아이란다. 그래서 넌 소중해.”
이 말에 웃으며 나를 꼭 안아주는 아이.
그림책을 읽으며 매번 배우게 된다.
좋은 글과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우린 꿀벌과 나비를 돌본단다. 달콤한 꿀물을 먹여주지. 꿀벌과 나비도 우릴 도와줘.”
아빠의 뒤 이은 말은 세상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서로의 도움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우린 모두 친구야. 함께 돌보지.”
인간은 모든 삶의 주인인 것 같지만 말없이 함께 하는 자연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삶이,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도움과 사랑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어느 것 하나가 모여 우리 삶의 뿌리가 되고 잎이 되고 꽃이 되는 것이다. 아마 작가도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그림책을 덮으며 아이를 꼭 안아준다.
“너는 세상의 꽃이야. 아름다운 꽃이야. 사람들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하는 꽃이야.”
이 말을 건네며 더 행복한건 엄마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세상이 두렵지 않을 거다.
이 그림책을 여러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그림책에 나온 문장들을 꼭 말해주라고 전하고 싶다. 꽃도 아이들도 존재의 소중함을 알게 될 때 꿋꿋하게 자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