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그 화려한 역설 - 69개의 표지비밀과 상금 5000만원의 비밀풀기 프로젝트, 개정판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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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최인작가의 개정판 장편소설이다.

20021억원 고료 당선작이었지만 2,30년 후를 내다보고 쓴 소설이라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간되지 못한 원고를 지금의 시대에 맞게 개정한 책이다.

 

이 책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왜곡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삶의 가치가 충돌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픈 저자의 철학이 담겨있다. 저자는 시대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모순을 지적하지만 나는 읽으면서 나름의 미래를 꾸려나가는 등장인물들을 응원하게 된다.

 

이 책을 재미있는 소설을 읽는 것에 덤으로 비밀을 풀어보는 도전과제도 있다. 69개의 비밀이 있는데 이것을 풀면 상금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저자의 독자에게 주는 숙제를 해결하며 3부로 나뉜 69개의 글을 읽게 된다.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3명의 주인공. 풍요와 자유의 얼굴을 한 문화의 전형적인 수혜자이며 삶에 대한 집착도 목적도 없는 자유분방한 형사 모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모제의 여자 친구 유리, 450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어 있다가 탈옥한 재미동포 흉악범 이카로스다. 처음에는 형사 모제가 흉악범 아카로스를 찾아나서는 것일거라 생각했는데 여자 친구를 찾아나서는 모제를 통해 인류구원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 궁금해지며 이야기를 읽어나가게 된다.

 

우리는 가까운 거리를 가면서도 멀다고 생각하지요. 힘이 드니니 다리가 아프니 몸이 무거우니 하면서. 사실 그런 현상은 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부정적 생각 때문입니다. 모든 걸 쉽게 해결하고 쉽게 헤쳐 나가려는 태도 때문이지요.” (97)

 

편리함과 안이함에 물들은 현대 사람들.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게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는 인정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서구문명으로 물질적 추구가 정신적 허약함과 타락을 불러옴을, 결국은 죽음을 불러오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이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함을 저자는 말해주고 싶었나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줘야 하지 않습니까? 뭘 어떻게 말하고 처신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여기서 나가는 방법이라도 알려 줘야 하지 않습니까? 어디로 해서 어떻게 나가는지” (475)

 

이 말의 답은 문제의 해결 방법은 자신에게 있으며 자신이 찾아야 함을 강조한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해결된다는 이야기다. 그 마음먹기, 그리고 실천력이 고민되기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놀랐다. 그런데 이야기를 읽으면서 중요한 초점을 자꾸 놓치게 되었다. 이야기 구성에 너무 많은 의도를 저자가 담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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