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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ㅣ 스토리블랙 3
김정신 지음, 홍세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면서 외할머니가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밤에 손톱이나 발톱을 깎지 마라. 쥐나 고양이가 먹으면 사람으로 변한다.”
‘저자가 이런 말을 어른들에게 들었던 것일까?’
엑스네는 오늘 새집으로 이사 간다. 이층집으로. 대로변에 있는 이층집은 거의 사십 년이나 되어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앉은 집이다. 부모님이 투자에 실패해 빚을 갚느라 살던 집을 판 것이다. 이 집의 이사 조건은 계약을 깰 경우, 계약금의 열 배를 보상할 것, 잠겨 있는 벽장에 들어가지 말 것, 계단에 있는 백 항아리에 매일 쌀을 넣을 것 3가지다. 집을 얻는 조건이 이상하다.
엑스는 어릴 적 집 근처 잔디밭을 걷다가 죽은 쥐를 묻어 주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아이였다. 어릴 적부터 똑똑했던 엑스는 엄마의 무리한 영재 교육으로 맞는 것보다 틀리는 것이 많아 붙여진 별명이다. 엄마가 영재를 엑스로 부르는 순간부터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갔다. 그럴 때마다 손톱을 물어뜯으면 묘한 쾌감이 생겼다.
엑스의 방에 있는 벽장에서는 밤 열한 시가 되면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사각사각, 끼이익 끼이익, 쩔꺽 소리. 그래서 열면 안 된다고 하는 벽장 문을 열게 된다. 벽장에는 수많은 눈동자가 번뜩이고 작은 발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쥐들이었다. 벽장에서 쥐신을 만나게 되고 항아리에 쌀을 넣지 않으면 영혼을 빼앗기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된다. 쥐신이 엄마의 손톱을 깍고 주문을 외우자 엄마의 귀에서 흰쥐가 나오고 흰쥐에게 엄마의 손톱을 먹이자 순식간에 엄마로 변했다. 아빠도 마찬가지다. 쥐들은 인간의 손톱을 이용하여 변신할 수 있는 것이다. 쥐가 인간의 손톱을 세 번 먹으면 완전한 인간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쥐로 변한 부모님을 엑스는 구출하며 쥐신이 살고 있는 이층집을 떠난다. 갈등으로 가족이 힘들었던 엑스네는 이제 서로 가족이 힘을 합쳐 이 상황을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었다.
이 책은 완벽한 가족을 꿈꿨던 주인공 영재를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또한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한다. 이층집은 자연에 사는 생물의 터전이었으나 인간이 개발하면서 자연에서 살던 생물들의 터전이 없어지고 결국 인간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사는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쥐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벽장의 쥐떼를 상상하기 싫었지만, 영재의 부모가 쥐로 변한다는 것도, 쥐가 인간이 된다는 것도 끔찍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재미도 있었다.
[이 책은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