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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잘 있어요? ㅣ 바람그림책 126
하세가와 요시후미 지음, 고향옥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5월
평점 :
표지 그림이 정겹다.
하세가와 요시후미의 그림책은 그렇다.
이야기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마음을 읽어줄 수 있어 좋아하는 작가다.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에게”로 시작한다.
주인공의 아빠는 돌아가신 것이다.
아빠와 함께 있는 장면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지금은 엄마, 누나, 그리고 주인공 세 식구다.
주인공은 가끔 아빠와 함께 있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캐치볼 하러 갔다고 울고 돌아왔던 일이 후회된다.
아빠가 사온 우크렐라를 신나게 치다가 망가뜨렸던 일.
잘못으로 딱 한 번 아빠에게 꽁 쥐어박았던 일.
에어쇼를 보면서 신기한 파란하늘 긴 구름을 보았던 일.
아빠가 엄마 몰래 길거리 핫도그를 사 주셨던 일.
많지는 않지만 소중한 아빠와의 추억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501/pimg_7726151173398630.jpg)
아빠가 떠난 뒤로 사람들은 가엽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가엽다고 말할 때마다 아빠가 더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가게에서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천국에서 아빠를 만나기 위해 참았다.
이제 주인공은 곧 4학년이 된다.
아빠를 추억하던 아이가 이제는 아빠가 걱정할 엄마를 챙긴다.
이 그림책은 우리 주변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추억을 더듬으며 바르게 살아가는 아이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잃는 것이 어떤 것인지, 부재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 느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공감하게 한다. 그래서 이 그림책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는 어느덧 마음 근육이 아빠의 추억을 즐겁게 꺼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진다. 그러면서 남은 가족의 힘이 되어줄 것도 생각한다. 아빠의 빈자리로 시작한 그림책은 아빠의 빈자리를 받아들이고 생활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그림은 섬세하지 않아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표정과 몸짓 속에 섬세함이 담겨져 있다. 가족을 잃은 아이들과 또는 반려동물을 잃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