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나무 - 9·11 테러, 치유와 재생 그리고 회복력에 관한 이야기 사회탐구 그림책 11
션 루빈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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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911, 전 세계를 경악케 한 9·11 테러가 발발했다.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자살 폭격으로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무너지면서 3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 세계인들을 충격에 휩싸였다. 이 그림책은 쌍둥이 빌딩의 잔해 더미에서 몇 주만에 구조된 나무 한 그루의 이야기다. 미국에서는 이 나무를 생존자 나무(Survivor Tree)’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렇게 부르게 된 이유를 이 그림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그림책은 한 그루의 나무는 도시 한복판에서 자라고 있다. 쌍둥이 고층 빌딩 사이에 사는 나무는 분주하게 사람들이 움직이는 곳에서 자라고 있다. 나무는 이파리로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꽃을 피워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고층 건물 사이를 지나는 바람 소리와 한여름 콘크리트에 떨어지는 비 냄새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을도 좋아했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들을 살고 있었다.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건물이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나무는 어둡고 뜨겁고 꽉 막혀있는 곳에서 사람들이 발견할 때까지 혼자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몇주 동안. 빛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도시의 모습은 모든 것이 변해 있었고 나무도 그랬다.

 

사람들은 트럭에 나무를 싣고 먼 공원 묘목장으로 데려갔다. 조용한 곳이었다. 예전의 모습은 볼 수 없었고 무척 초라했다. 다른 나무들에 둘려싸여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었다. 여러 해가 지나자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도시도 다시 자랐을까?’ 궁금했다.

 

어느 날 나는 다시 도시로 옮겨졌다. 내가 살던 곳으로. 빌딩 사이로 새로운 광장이 만들어졌고, 광장에는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세 개의 빈 공간만 빼고. 두 개의 공간은 쌍둥이 빌딜이 서 있던 자리고, 한 공간은 나무를 위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편치 않았지만 내 이파를 보면서 평화를 찾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무는 안정되었다. 사람들은 나무를 보면서 상처받은 가지가 어떻게 치유되었는지 보고는 희망을 찾게 되었다. 광장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고 그 꽃을 보면서 사람들은 봄이 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생존자 나무가 화자가 되어 겪을 일들을 담담하게 이야기를 해 줄때 세월호 사건스쳐 지나간다. 아직까지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치유와 재생의 과정을 밟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생존자 나무가 사람처럼 트라우마와 회복을 모두 경험하고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것처럼 세월호의 비극을 겪은 사람들이 희망과 치유를 받고 싶을 때 찾아갈 수 있는 생존자 나무같은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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