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살공주 꽃대할배 - 노인을 위한 인생 그림책
박일례 지음 / 출판놀이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기 다른 부모 밑에서 교육을 받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하는 관계가 '부부'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은 한 노년 부부의 일상을 통해 ‘부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그래서 책 제목에 ‘노인을 위한 인생그림책’이라는 부제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책 제목처럼 노년에 당당하게 자신의 세상을 살고 계시는 친정엄마와 나 또한 노년에 위축되지 않고 살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된 그림책이다.

제목의 백살공주와 꽃대할배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백살은 나이를 의미하는 걸까? 꽃대를 꽃받침을 받쳐주는 줄기인데....’

책장을 넘겨 만나는 면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 )에 들어갈 말을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면 고지식한 것 같지만 유머가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을 접하게 된다.

노부부는 종일 이야기를 나눈다.

직장에 나갈 일도 없고 이제는 아이들도 독립했기 때문일게다.

노부부의 이야기는 지나간 사진첩을 넘기는 것 같다.

“처음 만난 날 기억나요? 그럼, 나고말고. 딸기가 엄청 비쌌지.”

이어지는 대화가 재미가 있다. 서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때문이다.

“한 때는 연극 배우를 꿈꿨지. 비가 올라나? 허리가 욱신거리네.”

“배 타고 다른 나라로 가봤으면. 바다 좋지!”



자신이 꿈꿨던 일,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 지금 자신의 처리를 이야기한다.

동문서답속에 부부의 일상이 보인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티격태격하는 것 같지만 인생을 살아오면서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감정에 무뎌진 것인지, 아님 속마음을 이해한 것인지...

자기중심적인 것 같지만 살아온 삶속에서 이해되는 근접거리가 있는 것 같다.

서로의 속도를 맞춰주는 여유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당당함.

아마도 긴 세월을 함께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나름의 코드를 가지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그림책을 읽으면 친정엄마의 모습을 보인다.

‘아마도 나도 늙으면 저런 모습일까?’

그림책을 넘기면 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그림책 마지막 장, 인생 후반 글과 그림으로 그림책을 만든 저자의 소감이 담겨있다.

나이가 먹어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졌기에 완전함을 표현하는 나이가 생각되었다.

노년의 부부가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짝’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앞면지에 있던 빈칸에 난 어떤 말을 넣을 수 있을까?

어떤 말을 넣어도 자신의 삶을 노인들에게는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했다.

당댕해서 아름답다. 후회없어 아름답다. 함께여서 아름답다.

이런 말을 넣을 수 있도록 지금 후회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림책을 덮었다.

노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인생을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