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그림책 수업 - 원고 한 편이 완성되는 금요일의 기적
채인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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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완서로부터 우리의 전통적 익살에다가 서구적인 세련미가 적절히 조화되어 있고 상상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환상적인 기법과 사실성의 기막힌 조화가 가장 큰 미덕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문단에 입성했던 내가 좋아하는 최인선 작가의 책이다.

이 책은 그림책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체험적 노하우가 담겨져 있다. 오전에는 그림책에 대한 이론에 대해, 오후에는 실제 그림책 원고를 쓰고 수정하고 합평하는 식으로 일주일 진행했던 워크숍의 진행 내용을 생생하게 담은 책이다. 그래서 워크숍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금요일 오후에는 원고 한 편을 손에 쥐는 금요일의 기적이라고 작가는 표현했다.

 

그림책을 워낙 좋아해서 그림책을 한 권 쓰고 싶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딱 맞는 그림책이 없을 때 생각한 것이다.

 

워크숍 첫날은 그림책의 이야깃거리를 모으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오전에 그림책의 요건과 정의, 그림책의 네 가지 갈래, 그림책의 중심 내용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알게 되면, 오후에는 이야깃거리 모으는 방법을 설명하며, 찾은 이야깃거리가 정말 그림책에 담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인지 비교하며 설명한다. 그림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깃거리를 정하면서 비평의 눈을 키울 수 있었다.

 

둘째 날은 주제에 대해 설명한다. 핵심 화제와 가치, 이야기의 흐름과 플롯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익힌 후 오후에는 서두를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해 배운다. 첫 문장부터 독자를 매료시키는 비법을 배운다. 글을 쓸 때 첫 문장이 가장 힘들다. 그런데 작가의 말에서 힘을 얻게 된다.

그냥 써라, 쓰지 않으면 고칠 수도 없다.”

 

셋째 날은 문체, 주인공의 요건, 이야기의 유형에 대해 배우게 되고, 그림책들의 중반의 고개를 어떻게 넘겨야 하는지 설명한다. 중반의 지루함을 날리는 장치들을 알게 한다.

 

 

넷째 날은 6가지 시점, 글과 그림의 상보성을 통해 그림의 역할을 알게 된다. 문장과 단락 쓰기를 실습한다. 문장을 생기 있게 쓰는 방법, 지문과 대화체를 적절히 배하하는 방법, 결말을 맺는 방법을 그림책을 통해 설명한다. 이해가 쉽다.

 

책을 읽다 보니 어느덧 5일째다. 마지막 날답게 그림책 쓰기의 최종 기술을 다룬다. 옛이야기를 통해 배우고, 이야기 전개는 영화나 연극처럼 그리고 언어는 시처럼 쓰라고 말한다. 원고를 제출하고 계약하는 과정, 그림책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원고 제출 전 점검 사항도 체크하게 한다. 편집지가 할 일을 내가 먼저하고 구조를 살피며, 교정과 교열도 작가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5일 동안 책을 읽었다. 내가 워크숍에 참석하는 것처럼. 책을 다 읽은 후 오전 그림책의 이해에 대해 부분만 같이 읽고, 오후의 실습 부분을 모아 읽어 보았다. 나의 그림책 한 권을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지방에서 살기에 그림책 관련 강의를 접할 수 없는 사람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당신은 지금 문지방에 서 있다. 당신의 사적인 방에서 나와 다른 방으로 들어서는 문지방, 당신의 사적인 이야기는 모두의 공적인 이야기로 불리게 될 것이다.”

책장을 덮으며 작가의 이 말을 가슴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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