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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숫자들 - 통계는 어떻게 부자의 편이 되는가
알렉스 코밤 지음, 고현석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평점 :
수학시간 배웠던 통계,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 했었다. 그런데 요즘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특히 투자 대열에 줄을 서면서 통계 자료를 자주 접하게 된다.
‘부는 숨기고, 가난은 감춰라.’
책 표지 띠지의 문구가 난해하다. 의미가 모호해서이다.
조작된 숫자가 나타내는 통계는 경제 불평등을 불러온다는 저자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재난지원금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우리는 말이 많았다. 모두에게 분배해야 하는지, 정말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제공해야 하는지. 많은 논란 속에서 공정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 공정한 분배를 막는 왜곡된 숫자와 진실에 대해 저자가 낱낱이 설명한다고 해서 읽게 된 책이다.
우리는 열린 데이터의 시대, 빅데이터의 세대, 투명성의 세대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비해 많은 부도덕함이 드러나고 나의 모든 생활이 데이터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나의 모든 것이 통계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집계불이행이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가 그것을 모른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밑바닥에는 집계되지 않는 unpeople이, 맨 꼭대기에는 집계되지 않는 unmoney가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unpeople은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고, 공공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며, unmoney는 조세, 규제, 범죄 조사를 피해 부패와 불평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팽배하게 만드는 돈이라고 한다. 이러한 세상이 불평등의 세상, 집계되지 않는 세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들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이상 전 세계적인 불공정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고 말한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경제 활동을 집계에서 배제되고, 불평등을 온전하게 드러낼 지수는 통계에 활용되지 않는 권력이 작동하고 의도가 실행된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통계적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고 주장한다. 내가 보아온 통계 자료들이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니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되는 거라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집계 불이행과 불평등을 끊기 위해서는 경제 피라미드의 꼭대기층과 바닥층을 포괄하는 ‘힘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며, 세금을 회피하는 다국적기업을 적발하고 글로벌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기업들이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세금이 적은 나라로 회사를 이동한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정치와 권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감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가가 불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가’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국가는 세금을 걷고, 정치적 대표자를 뽑으며, 국민 전체를 위한 정책을 실시하기에 데이터를 수집할 때 편향적이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과연 객관적인 통계를 수집하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우리의 불평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면 통계가 세계를 객관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는 환상을 깨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결국 우리가 객관화된 통계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국가나 정치세력을 꾸준히 체크하고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평등의 대상에 내가 속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힘의 논리를 생각하게 된다. 객관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통계도 결국은 은폐된 숫자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은 이 나라,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몫이다. 선택적 데이터가 아닌 객관적 데이터인지 확인하는 국민이 많아질수록 불공정한 숫자들이 공정한 통계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