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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표범과 후크 선장
다니엘 김.벤자민 김 지음 / 인테그럴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그림책이다.
제목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르 표범은 멸종 위기에 놓인 표범이며 후크 선장은 바다의 해적이기에 연관성을 찾기가 어려웠다.
아무르 표범은 조선 표범이라 하기도 한다. 한반도와 만주, 러시아 극동지방에 사는 표범으로 요즘 우리가 광고나 프로그램에서 많이 접하는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노래의 그 범이 아무르 표범이다. 후크 선장은 ‘피터팬’에 등장하는 영원한 악당이다. 땅과 바다에서 활동하기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가 궁금하여 책장을 넘긴다.
저자는 악당인 후크 선장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주체로, 멸종되어 가는 아무르 표범은 평화를 갈망하는 인물로 등장시킨다. 전 세계에서 많은 분쟁과 싸움이 일어나고 있으며, 싸움에 참여하는 나라, 집단, 개인 등 제 각각의 이유와 신념이 있지만 고귀한 생명보다 더 소중할 수 없음을 전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을 지키고 평화를 담보하는 성숙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조율해 가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망하여 이 그림책에 담은 것 같다.
어느 날, 후크 선장은 커다란 악어의 공격을 받는다. 후크 선장과 선원들을 모두 배 밖으로 뛰어 내렸으며, 무인도까지 떠밀려오게 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앞에는 커다란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다.
“제발 살려줘, 내가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악어는 평생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조건으로 후크 선장을 살려준다. 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세상의 모든 갈등이 사라지고 평화로워진다. 후쿠 선장은 갈고리 대신 활을 들게 된 것이다.
이야기의 장면이 바뀐다. 아무르 표범 루루는 새끼를 낳기 위해 안전한 곳을 찾아다닌다. 여러 장소를 찾던 중 산 속 동굴이 생각났고, 총알처럼 산으로 날아간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407/pimg_7726151172904388.jpg)
이 그림책은 후크 선장과 아무르 표범 루루가 번갈아 등장하며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후크 선장은 상어떼와 어부들의 처절한 싸움을 평화롭게 만들고, 밀림 속 사자와 원주민들의 갈등의 현장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화해하게 한다. 커다란 탱크들이 대포를 쏘는 전쟁터에서 더 이상의 파괴를 멈추고, 일본 근처 섬에서의 큰 폭발을 보면서 평화의 숲으로 만든다.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을 멈추고 꽃들과 나무들이 쑥쑥 자라고, 새들이 노래하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든다. 항상 갈등과 전쟁이 일어나는 곳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면서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적극적인 중재자가 된다.
반면 아무르 표범 루루는 안전한 동굴에서 새끼들을 낳고 잘 기른다. 사냥꾼들의 공격을 피해 새끼들을 보호하고, 한반도의 전쟁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워한다. 전쟁에서 희생되는 많은 동물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후크선장과 악어의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악어의 등에 올라탄다. 이제는 소극적인 평화를 추구하는 태도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변한 것이다.
이 그림책을 통해 누구나 평화를 갈망함을, 나름대로의 평화를 추구하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더 적극적인 자세가 더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나라가 피해를 보지만 결국 나라 경제로 인해 백신을 구하지도 못하는 가난한 나라를 보면서 평화는 자신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함께 바라보아야 함도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과 평화로운 세상을 가꾸기 위해 함께 읽으면 좋겠다. 다만 아이들이 처음 읽을 때 이해가 되지 않기에 부모가 읽고 충분한 배경설명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바다에서 활동하는 후크 선장과 악어가 어떻게 만날 수 있어요?”
아이가 한 질문에 “바다에 사는 악어도 있어. 아마 이 그림책에 등장하는 악어는 바다에 사는 악어일 거야.”
아이가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아무르 표범에 대해서도 그랬다. 그래서 부모가 배경지식을 가지고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야 하는 그림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