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찬이와 텅빈이』 비움과 채움

꽉찬이 텅빈이 ㅣ 철학하는 아이 18
크리스티나 벨레모 지음, 리우나 비라르디 그림, 엄혜숙 옮김 / 이마주 / 2021년 3월

제목이 암시하듯 두 요소의 대비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는지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에게도 의미를 던져주겠지만 어른인 내가 읽으면서 삶을 자꾸 곱씹어 보게 된다.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인가 보다.

이 그림책은 ‘철학하는 아이’ 18번째 책이라 한다. 표지가 주는 인상이 강렬하여 시리즈를 살펴보니 나와 아이가 읽은 그림책이 다수 있다. 안 읽은 것도 찾아 읽어보겠다고 약속하며 그림책을 넘겼다.

표지에 나타나는 꽉찬이.

“텅빈이는 어디 있지?”

“뒷표지에 있어요.”

펼쳐보며 꽉찬이와 텅빈이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검정색으로 표현한 꽉찬이와 흰색으로 표현된 텅빈이의 모습에 대비되게 바탕은 반대 색이다.

검정과 흰색의 단순한 대비지만 의 효과를 잘 살린 그림책이다.

우연히 만난 꽉찬이와 텅빈이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상대방을 관찰한다.

우리의 만남이 그렇듯 꽉찬이와 텅빈이도 자신의 대단함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서서히 자신의 힘든 점을 고백하게 된다.

그러면서 상대의 다른 점이 눈에 보이게 되고 서로의 힘든 점을 상대를 통해 바꿔보려 한다.

자신의 한 조각을 떼어 상대에게 주고 그로 인해 그동안 몰랐던 점들을 느끼고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조각을 잘 돌보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작별 인사를 한다.

꽉찬이와 텅빈이는 현재의 자기 자신의 모습에 만족했었다.

부족함은 감추고 자신감으로 포장하면서 나름은 행복하다고 생각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내면의 부족함은 항상 나를 자극하고 불편하게 한다.

대화를 나누며 상대를 통해 부족한 것들을 채울 수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 진정한 자신다움임을 이 그림책은 깨닫게 한다.

혼자가 아닌 관계 맺기를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요즘 ‘혼자’가 좋은 세대들에게 ‘왜 함께여야 하는지’를 대비를 통해 암시적으로 설명하기에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서 생각해보게 할 수 있는 그림책이라 생각한다.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들에게 비움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결국 균형적인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