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꿀바와 수상한 택배 마음이 쑥쑥 자라는 인성 동화 7
엄예현 지음, 이경국 그림 / 아주좋은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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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예훈이는 인의예지의 뜻을 담아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의 4형제 중 셋째다. 위로 형과 누나는 사춘기가 되면서 마음대로 행동하는 쌍둥이이고, 막내 지훈이는 막내라서 자신 있게 말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예훈이는 형, 누나, 동생과 다르게 자신의 생각을 쉽게 주장하지 못한다. “네 맘대로 골라 봐!”라는 말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예훈이는 편의점에서 군것질거리를 고르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학교에서 운동회 종목을 결정할 때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 이모가 사주신 아이스크림도 맨 나중 남는 것 꿀꿀바를 선택한다.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하나를 고르기가 어려운 결정 장애가 있다. 그래서 제목에 꿀꿀바가 들어갔는지 이해가 된다.

 

 

가장인 엄마가 늦는 날에는 이모가 4형제를 챙겨준다. 이모가 보기에도 예훈이가 항상 결정을 하는데 망설이는 것을 알고 있어 예훈에 많은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 이모가 출근하지 않는 개교기념일에 예훈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예훈이가 무엇인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도 주기도 한다.

 

이 책의 제목에 수상한 택배가 들어가는 것도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낸 택배를 이해할 수 없는 예훈이는 무거운 택배를 베란다에 가져다 놓으면서 어머니에게 말하는 것을 차일피일 미룬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보내준 택배에는 책이 담겨져 있는데 어머니가 예훈이에게 먼저 책을 선택할 기회를 주면서 선택의 의미를 알게 된다. 이 또한 제목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머니는 매일 아침 아이들이 하루 동안 할 일을 냉장고에 붙여 둔다. 예훈이는 어머니가 정해준 할 일을 다 하고 시간이 남으면 책을 읽는다. 어느 순간 어머니는 할 일한 일로 바꾼다. 수동적인 예훈이가 자신의 하루 한 일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중요한 것만 기록하게 되면서 기록할 것은 결정하게 된다. 아마도 이모의 조언으로 어머니가 바꾸었다는 생각도 든다.

 

결정 장애였던 예훈이는 아버지가 보낸 택배에서 먼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면서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의 선택으로 부모님이 함께 가고 싶어 했던 기차 여행을 온 가족이 함께 떠나게 된다. 처음 해 본 선택이 가족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 주게 됨으로써 지금까지의 예훈이와 이 후의 예훈이의 모습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게 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교육을 하면서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지 않는 듯 하다. 선택하라고 하면 망설이는 아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물어 보고요.” 이 말을 들으면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선택하며,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선택을 쉽게 하지 않는 초등학교 저학년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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