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헤엄치는 붉은 물고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0
곤살로 모우레 지음, 알리시아 바렐라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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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그림책을 지인에게 소개 받으며 제목 속의 물고기의 의미를 생각했다.

물고기의 삶을 다룬 그림책일까?, 물고기가 공원을 헤엄친다면 환경 이야길까?, 아님 상상력을 발휘한 이야길까?’

표지를 보면서도 나의 상상이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펼쳐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는 당황스러웠다.

아니 당황스럽다기보다는 놀라웠다.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그런데 그 속에는 등장인물마다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면지의 붉은 물고기는 왼쪽에서 공원 쪽을 향하고 있다.

물고기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붉은 물고기는 다른 주인공에 다가가 있다.

이 책을 넘겨보면 꼭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하다.

플립 북처럼 처음부터 내가 정한 사람이나 자연의 모습을 그림책 12장을 넘기면서 보면 흐름이 있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보는데 꽤 많은 시간을 두고 보아야 한다.

페이지마다 그려진 공원의 수많은 사람과 자연의 모습을 하나씩 12장면을 보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의 시각을 자극하는 붉은 물고기를 따라가게 된다

 

 

붉은 물고기는 맨디라는 소녀를 좋아하는 에밀리오, 장을 보러 가는 것 이외 외출을 하지 않는 마그다, 예술적인 영감을 찾아 스페인에 온 스웨덴 청년 라세, 꼬마 과학자 아르투로,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 오마르, 개와 고양이, 플루티스트와 참새 등 공원에 있는 자연과 사람을 향해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자연과 사람들의 사랑과 삶의 변화되는 모습을 따라가게 한다.

이 그림책의 특이한 점은 앞부분에는 12장면의 그림이 있고, 뒷부분에는 이 그림책의 저자 곤살로 모우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싣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을 보면서 내가 작가가 되어 충분히 상상하고 저자의 생각을 만나기에, 보통 그림책을 읽는 것과 색다른 느낌을 준다.

7편의 가슴 찡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의 삶에 주어지는 사회 문제들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어른이 읽는 그림책이라고 했나보다.

어른이 보는 그림책이라는 말에 혼자 보려 하다가 아이들과 이야기 꾸미기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그림책을 펼쳐 들었다.

지금 보이는 장면에서 내가 계속 보고 싶은 것 하나만 고르세요.”

그런 후 천천히 책장을 넘겼다.

아이들은 자기가 보기로 결정했던 것 한 가지만 계속 본다.

다 본 후 내가 작가라는 시간을 잠시 가졌다. 그림을 보면 생각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더하여 글들을 써 내려갔다.

늦둥이 동생 때문에 항상 두 번째가 된 아이는 오른 쪽 맨 아래 유모차를 끄는 엄마와 그 뒤를 가는 남자아이를 선택했단다. 그 남자아이가 자신 같았다고 한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면 엄마와 유모차, 그리고 남자아이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저 어떡해요하는 말에 아이들이 큰 소리로 웃었다. 이런 재미도 있다.

노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아이는 미끄럼틀에서 노는 아이를 고르기도 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은 축구하는 아이들의 그림을 따라갔다. 자신의 상황을 아이들은 그림과 연결 지었다. 이 그림책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그림책을 덮으며 다시 표지를 보게 된다. 여운이 남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색 없는 하얀 물고기 네 마리가 보인다. 또 다른 삶을 따라가는 물고기다. '색없이 반짝이는 물고기는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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