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아,
괜찮아?"
표지의 애처로운 곰의 모습이 저절로 묻게 된다.
눈속에 파묻힌 곰의 표정이 어딘지 모르게 편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곰아, 자니?』, 『곰아, 돌아와!』, 『나쁜 씨앗』을 쓴 조리
존 작가의 그림책이다.
눈 오는 날을 좋아하는 오리와 따뜻한 집 안에 있고 싶은 곰의
마음이 잘 표현된 그림책이다.
책장을 넘기면 마주하게 되는 빨간 면지.
빨간 색이 주는 의미가 궁금해진다.
오늘도 멋진 하루를 맞이한 오리!
오늘 할 일은 적어본다.
오늘도 다른 날과 똑같..........다.
라고 생각하며 창문을 내다본다.
흰 눈이 온 세상을 뒤덮고
신난 오리는 옆집에 사는 친구 곰에게 알리러 달려간다.
목욕중인 곰은 눈 구경 가자는 오리에게 완강히 거절한다.
"안 돼,
오리야. 밖은 어어어어엄청 추울 거야."
그러나 끈질긴 오리의 설득에 할 수 없이 밖으로 나간다.
"얼음땡
할까?, 성 만들까?, 북극곰 만들까?, 이쪽에서 눈 썰매 탈까?, 저쪽에서 탈까?"
곰과 눈밭에서 놀고 싶은 오리의 제안에 곰이 하는 말.
"아니."
결국 곰은 감기에 걸린다.
목욕하다 물기가 많은 몸으로 찬 눈에 서 있는 곰에게는 예상할 수
있는 일!!
자기 땜에 곰이 감기에 걸린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는
오리.
그냥 내버려 두면 좋겠다는 곰.
친구지만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오리의 세심한 배려가 오히려 귀찮아지는 곰은 오리에게 화를
낸다.
"이제 제발
집으로 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곰의 태도에 오리는 오히려 화가 나려
한다.
눈밭에서 한참을 보낸 오리에게도 감기의 신호가 온다.
그러면서 속으로 기대를 한다.
'내가
아프면 곰이 도와주러 올까? 와주면 좋을텐데....'
감기에 걸린 곰이, 만사가 귀찮아 좀 쉬고 싶은 곰이 결국 오리를
간호하러 온다.
지붕으로 올라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어떻게 오리에게 오지 않을 수
있을까?
"나 좀
보살펴 줘!"
'오리야!
맙소사!'
곰의 혼잣말이 이해가 된다.
오리는 자신이 하는 것처럼 곰이 자신을 세심하게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
결국 차를 들고 훌쩍이는 곰의 마지막 말이 생각을 하게
한다.
'에휴, 정말
이사를 가야겠어.'
?

앞 면지와 달리 뒷
면지의 곰과 오리의 모습은 너무 대조적이다.
자상하고 세심하며 남들과 함께 있기를 바라는 친근한 오리.
혼자서 조용하게 지내고 싶은 곰.
두 동물의 다른 성격이 친구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한다.
곰과 오리가 되어 짝과 함께 역할극을 해 보았다.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뒤 아이들이 내린 결론.
진정한 친구는 내
마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는 거예요.
이래서 난 그림책이 좋다.
그림책은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합리적인 가치를 선택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