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의 화해 -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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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읽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언니 보라와 생일이 3일 차이 나서 해마다 언니 생일날 케이크 하나로 초만 바꿔 덕선이 생일파티를 하기에 화가 난 덕선이가 외치던 말.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언니랑 생일파티 같이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잖아.”

보통 부모라면 야단을 쳤을 텐데 덕선이 아버지는 슈퍼 앞 평상에서 덕선이에게 생일 케이크를 내밀며 이런 말을 한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잉께 좀 봐줘.”

이 대사를 들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눈가를 젖시고 덕선이 아빠같은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마음을 이해하고 대화하기가 쉽지 않다.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 순간순간 생각하다 만난 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가 한국일보에 2년여 연재한 정신상담 칼럼 내용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머, 엄청 힘들었겠다. 이건 내 이야기 같아. 부모도 이스라엘처럼 일정 교육을 받아야 해. 아이는 미성숙한 존재인데 어른들이 왜 그정도 이해하지 못할까?” 등 사례를 접할 때마다 내 이야기 같고, 우리 주변의 이야기 같아 마음이 아프면서도 해결책을 담고 있어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용서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차원적인 가치이지만 강요할 수는 없으며, 용서를 하고 안하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라는 점,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누구나 나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점, 부모를 이해하려고 지나치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부모와의 관계가 편안해야 자식이 건강한 정서를 가진 사람으로 자라며, 부모의 사랑은 아이들이 마음에 충족감을 느끼는 형태여야 하며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말을 통해 나의 부모로서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아이에게 무엇을 해 줄까?’ 보다는 아이는 내게 어떤 말을 듣길 원할까?’를 생각해 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아이는 핵심적인 애착관계의 대상으로부터 자기 확신이나 신뢰감을 쌓아가기에 넌 괜찮은 아이야.”, “이번에는 잘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넌 참 괜찮은 아이야.”, “열심히 했지만 잘 안될 때도 있어. 그래도 괜찮아.”등의 말을 통해 아이에게 자신감과 신뢰감을 쌓아주는 말을 하루 한 번 이상씩 해 주기로 부부가 약속했다.

 

책장을 덮으면서 마지막 부분 지나간 시간은 세팅할 수 없습니다.“라는 인공지능 기계의 말이 생각난다. 지나간 것은 영광이든 상처이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지나온 것에는 깨달음이 있고, 상처도 있고, 어떨 때는 너무 아쉽고 슬프고 굴욕감도 느끼지만,, 지나온 것은 가 어떤 힘을 행사해서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되돌아볼 수 있는 자료일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다갈올 것에 더 집중해야 하며, 아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이 책은 나를 치료하는 치료제였다. 아울러 현명한 부모,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기에 가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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