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사춘기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8
김혜리 지음, 정진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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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는 단어가 이제는 반항의 대명사가 된 것 같다.

초등학생들도 엄마나 선생님의 말을 잔소리로 여기면서 사춘기로 무엇이든 변명한다.

이 책의 시도 때도 없이 사춘기라는 제목이 이러한 의미를 내포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펼쳤다.

 

주인공은 정민. 엄마의 눈에는 아무 이유 없이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는 철부지 초등학교 3학년이다. 정민이네는 아빠가 지방 회사에 가 계셔서 주말에 만나고, 엄마는 직장에서 외국인들이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일을 맡고 있다. 그래서 하교 후 정민이는 혼자서 엄마 퇴근 전까지 지낸다. 그러면 유치원부터 단짝 친구이며 근사한 옆집에 사는 친구 가희와 논다. 가희는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자 거부의 대상이기도 하다. 집이 너무 좋고 장난감이 많아 좋기는 하지만, 유치원 발표회 때 공주와 시녀 역할극을 한 후로는 자꾸 정민이를 시녀처럼 대하고, 자신의 장남감을 만지지도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정민이 엄마는 잠깐씩 외국인 근로자를 집에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날 인도아이 라니아와 라니아의 엄마가 정민이네 집에서 며칠 묵게 된다. 라니아가 심장수술을 받고 살 집을 구할 때까지 정민이게 머물게 된 것이다. 정민이는 라니아가 다 나으면 가희와 했던 공주와 시녀 역할놀이를 할 생각이다. 자신도 공주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라니아가 다 나을 즈음 역할놀이를 하려고 마음먹고 학교에서 돌아온 정민에게 라니아는 보이지 않았다. 라니아의 엄마가 아파서 인도로 돌아갔던 것이다. 말없이 간 라니아가 서운하고, 또 가희에게 놀림받을 것이 싫었던 정민이는 사춘기 아이처럼 엄마에게 짜증도 부리고 화도 낸다.

 

어느 날 인도에서 온 라니아의 편지를 보고 엄마는 인도행을 결심하며 정민이를 데려간다. 인도에 간다고 가희에게 자랑하자 돌아오는 말은 거지가 많고 길거리에 코끼리가 다니고 소들도 엄청 많아 그런 나라는 여행가지 않는다는 말뿐이다. 그래도 약간의 기대를 갖고 도착한 인도의 첫 느낌은 특이한 냄새가 나서 코를 찌푸리게 되고 시차로 인한 피로감, 제대로 먹지 못함, 그리고 엄마의 바쁜 일정을 쫓아다님에 정겹게 다가오지 않는다.

 

라니아를 만났다. 너무나 반갑게 달려와 포근하게 정민이를 안아주는 라니아는 키가 커 있었고 한국말도 늘었다. 삼촌이 라니아를 집으로 데려가면 학교도 보내지 않고 시집을 가게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린아이를 시집보낸다는 말에 놀라고 공부를 못하게 된다는 것에 걱정이 되었다. 엄마와 회사 사람들에 도움으로 라니아는 기숙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된다.

 

라니아가 엄마와 아빠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겐지스강에 가면서 커다란 사건이 일어난다. 세계 문명 발상지의 하나인 갠지스강은 인도사람들에게는 성지이다. 사람이 죽으면 갠지스강에 버려 시체가 떠다니고, 화장한 가루도 갠지스강에 뿌리는 곳이다. 라니아의 부모님도 이 곳에 뿌렸다. 또 어떤 사람들은 몸을 씻기도 한다. 성스러운 곳이기에. 물 색깔이 뿌연데다 온갖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강물을 인도인들은 소중하게 떠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민이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라니아가 부모님과 인사를 마칠 때쯤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라니아가 다치게 된다. 다쳤음에도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라니아를 보면서 정민이는 언니처럼 지낸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누구보다 정민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민이에게만큼은 엄격했던 엄마도 정민이에게 마음을 표현한다. 엄마도 정민이도 인도여행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민이처럼 우리 아이들도 다 큰 것 같아도 여전히 엄마의 사랑을 바라는 아이의 마음을 알게 된다. 엄마의 입장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또한 표현을 자주해야 함도 다시금 생각한다. 마음 속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저 사춘기겠거니 생각하기 보다 표현을 통해 사랑하고 있음을 수시로 알려줄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문화의 다양함을 인정해야 함을, 외국인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바꿔야 함을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한다. 우리와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어야 함도 알게 한다.

이 책은 2018년부터 적용되는 2015교육과정의 초등학교 3~4학년 국어에는 한학기 한권 읽기의 추천도서라고 한다. 평생 독서교육을 위해 신설된  독서단원을 위한 책이라고 하니 3~4학년 학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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